30일 丁의장과 교섭단체 대표 회동서 가닥

靑, 국회 동의 절차 밟을 가능성 커
한국당 제외한 야권도 긍정 평가
파행 빚는 국회 정상화가 먼저

‘완전한 비핵화’를 명시한 남북 정상 간 판문점 선언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의 비준 동의를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범보수 정당인 원내3당 바른미래당도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를 긍정 평가하고 있어 국회 동의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장외투쟁 중인 제1야당 자유한국당이 정치권에서 유일하게 ‘위장 평화쇼’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회군을 요구하는 내부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서명한 판문점 선언은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라 남북합의서의 체결ㆍ비준에 관한 법적 절차를 거쳐 발효된다. 일단은 국무회의 심의와 대통령의 비준을 거치면 공포가 가능하다. 다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등의 경우 국회의 동의를 거쳐야 한다.

청와대는 일단 법제처 등 관련 부처 간 검토를 거쳐 국회 동의 여부를 결정한다는 원칙적 입장만 세운 상태이지만, 문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남북 정상회담 추진위원회 2차 전체회의에서 “남북 정상회담 합의를 이행하려면 국가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반드시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밝힌 만큼 국회 동의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한미, 북미 정상회담을 비롯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 사회의 움직임이 본격화 하고 있는 만큼 국회 차원의 지지가 뒷받침 돼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국회 비준 동의 절차가 진행된다면 통과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아 보인다. 한국당을 제외한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이 국회 비준에 긍정적이다. 다만 파행을 빚고 있는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여야가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찮다. 당장 한국당과 바른미래당ㆍ평화당 등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특별검사 도입 수용을 요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 앞에서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 뒤 악수하고 있다. 판문점=고영권 기자

이 때문에 여권 내에서는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7년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10ㆍ4 선언)에 대해서는 국회 동의 절차를 생략했다. 대신 이어진 총리급 회담을 통해 도출된 ‘10ㆍ4 선언 이행에 관한 제1차 남북총리 합의서’에 대해 국회 비준 동의 절차를 밟았다. 그러나 도로ㆍ철도 분야 협력 예산 등을 포함한 이 합의서는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정권교체와 맞물리며 17대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문제의 향배는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4개 교섭단체 대표간의 30일 주례회동에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여야가 개점 휴업 상태인 국회 정상화에 극적으로 합의할 경우 판문점 선언의 비준은 물론 추가경정예산안ㆍ방송법 개정안 처리 문제도 풀릴 수 있다. 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이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인 점을 감안하면 여야가 드루킹 특검과 개헌 문제를 주고받는 큰 틀의 합의에 이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