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납치문제 등 물을 듯
NHK “비핵화 관련 구체적 일정 언급 없다” 지적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7일 초리 관저를 나서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일본은 27일 남북 정상회담 이후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 실현 등을 담은 판문점 선언을 전향적인 움직임이라고 환영하면서도 구체적인 일정과 행동이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비핵화에 대한 결론은 결국 북미 정상회담에서 정해지는 만큼 우선 미국의 반응부터 확인하겠다는 태도로 보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총리관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선언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현안의 포괄적인 해결을 위한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환영한다”고 평가하면서도 “과거의 성명과 비교, 분석하면서 향후 대응을 생각하겠다”고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베 총리는 남북 정상회담의 실현에 대해 “한국 정부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으나, 북한에는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기를 강하게 기대한다. 앞으로 북한 동향을 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판문점 선언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일정이나 이행 방법이 구체적으로 거론되지 않은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또 “(정상회담에서 나눈) 구체적인 내용들은 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통해서 물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교도통신은 한일 정상 간 전화통화가 28일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의 최대현안인 일본인 납치문제 등에 대해서도 “납치문제와 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일 간 중국 및 러시이와 긴밀히 연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팬 패싱 우려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 대통령과 입장이 일치하고 긴밀히 연계하고 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공영방송인 NHK는 이날 남북 정상이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는 장면을 동시통역과 함께 생중계했다. 오전에 열린 정상회담 모두발언 때와 같이 일본 시청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알린 것이다.

NHK는 히라이와 슌지(平岩俊司) 난잔(南山)대 교수의 평가를 인용해 남북 정상이 완전한 비핵화를 발표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노력한다는 합의문에 선언한 것에는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인 비핵화 일정과 방법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기대와는 약간 거리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또 문 대통령의 발표에는 ‘완전한 비핵화’가 명기돼 있지만 비핵화에 대한 김 위원장의 언급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종전선언의 연내 추진과 관련해선 남북뿐만 아니라 미국 등이 관여해야 하는 문제라고 거론했다. 히라이와 교수는 “결국 이번 선언을 미국이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이종원 와세다(早稲田)대 교수는 민영방송인 니혼(日本)TV에 출연해 “(비핵화ㆍ미사일 문제는) 결국 북미 정상회담에서 결정될 문제”라며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과정의 첫 발을 내디딘 것이 가장 큰 의미”라고 평가했다.

주요 신문들도 석간에서 남북 정상회담 소식을 1면 톱 기사로 배치하면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북한 최고지도자 첫 방한, 비핵화가 최대 초점”, 아사히(朝日)신문은 “김정은 군사경계선 넘어 문 대통령과 웃는 얼굴로 악수”,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김정은 경계선 넘어 한국 측에, 비핵화로 가는 길이 초점”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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