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 드루킹 댓글조작 연루’
중요 수사기록 없이 신청
경찰 “노출 우려해 사유 간단 정리”
“김 의원 통신ㆍ계좌 영장 검찰이 기각”
“경찰 부실 기록으로 영장 남발”
“검ㆍ경 책임 떠넘기기식 폭로 계속”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 수사관들이 24일 느릅나무 출판사 세무 업무를 담당한 서울 강남구 한 회계법인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물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2018.4.24 연합뉴스

‘드루킹 부실수사’ 논란 속에 수사 주체인 검찰과 경찰의 볼썽사나운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경찰은 자신들이 신청한 영장을 검찰이 반려했다는 사실을 연이어 공개하고 검찰은 “수사기록이 부실했다”고 반격하는 등 양측의 ‘책임 떠넘기’식 폭로전이 계속되면서다. 양 기관이 서로를 못 믿는데 제대로 된 수사가 가능하겠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은 26일 “지난 24일 (사건 연루 의혹을 받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통신 영장과 금융계좌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기각했다”고 밝혔다.

25일에는 주범 ‘드루킹’ 김동원(49)씨 측과 금품거래 의혹을 받는 김 의원 보좌관 한모(49)씨 자택과 사무실, 휴대전화 통신내역,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이 가운데 통신과 계좌에 대한 영장만 청구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수사기관이 발부되지도 않은 영장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검찰은 “경찰이 무슨 영장을 신청했고 이 가운데 (검찰이) 청구하고 기각한 영장이 무엇인지, 자체가 수사 기밀사항이므로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경찰이 제출한 수사기록은 소명이 제대로 되지 않을 정도로 부실한데 경찰이 계속 영장을 남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1차적 비난은 경찰을 향하고 있다. 영장이 검찰 단계에서 반려됐다면 신속하게 보완해 재신청하면 그만인데, 그 사실을 공개하며 여론 떠보기를 하는 인상이 짙다는 지적이다. 실제 ‘김 의원이 드루킹 김씨 등의 댓글조작 범행에 연루된 정황이 보인다’는 게 영장 신청 이유였으나 정작 중요한 수사 기록보다는 보도된 관련 기사 위주로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반려된 한 보좌관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대해 경찰은 “수사사항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필요사유를 간단히 정리한 것이지 보충 자료는 상세히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반려 사실을 공개한 것은 피의자에게 대놓고 증거인멸을 하라는 꼴이어서 경찰의 수사 자료 확보 의지가 의심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검찰은 “수사 기밀인 영장 관련 정보를 외부에 공표하는 경찰의 행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검찰이 경찰 자질을 깎아 내리며 흘리는 태도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경이 실세 정치인 수사 차질을 놓고 ‘핑퐁’식 신경전을 벌이는 데는 껄끄러운 사건에 대한 부담감과 함께 최근 수사권 조정 국면이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측의 감정적인 요소가 개입되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양홍석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은 “이런 식의 볼썽사나운 다툼은 결국 수사에 대한 불신과 의구심만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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