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서울 과천 특별공급 조사
위장전입 의심 31명 가장 많아
지난달 16일 서울 서초구 양재화물터미널 부지에 위치한 ‘디에이치자이 개포’ 아파트 견본주택을 둘러보기 위해 모여든 예비 청약자들과 시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길게 줄지어 서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 전남지역 공무원 A씨는 주소지를 서울에 두고 있다. 그는 최근 서울지역 분양 아파트의 신혼부부 특별공급에도 당첨됐다. 그러나 서울에서 전남 직장까지 출퇴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위장전입이 의심될 수 밖에 없다. 청약도 본인이나 가족이 하지 않고 제3자가 대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약통장 불법 거래 가능성도 있다.

# 20대 초반의 지체 장애인인 B씨는 몸이 불편해 부모와 떨어져 살기 어렵다. 그럼에도 지난 2월부터 단독 세대주로 수원과 서울, 인천으로 3차례나 전출입 신고를 한 끝에 장애인 특별공급에 당첨됐다. 당국은 B씨가 무주택 세대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위장 전입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B씨의 부모는 집을 보유하고 있다.

‘로또 아파트’로 인기를 끌었던 서울 강남권 등 수도권 5개 단지 특별공급에서 위장전입 등 불법행위 의심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국토교통부는 관계자는 25일 “특별공급 당첨자에 대한 조사에서 불법행위 의심자 50명을 적발, 경찰에 수사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5개 단지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 자이 개포’와 논현동 ‘논현 아이파크’, 마포구 염리동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 영등포구 당산동 ‘당산 센트럴 아이파크’, 과천시 ‘과천위버필드’ 등이다.

수사 의뢰 대상을 유형별로 보면 위장전입 의심자가 31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대리청약 의심자 9명, 허위 소득 신고 7명 등이다. 단지별로는 ‘로또 중의 로또 아파트’로 불리며 당첨만 되면 4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소문에 청약 과열 조짐을 보였던 디에이치자이 개포가 30명이나 됐다.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 7명, 과천 위버필드 6명, 논현 아이파크 5명, 당산 센트럴 아이파크 2명이 그 뒤를 이었다.

불법 청약의 형태도 다양했다. C씨는 월평균 소득 551만원으로 신혼부부 특별공급 3인가족 기준 소득기준을 초과하자, 청약 20일 전 어머니를 전입해 4인가족 기준 소득기준으로 당첨됐다. 한 치과의사는 월 소득이 230만원이라고 신고했다. 연 소득을 ‘-1,500만원’, ‘-2,700만원’으로 신고한 이들도 있었다.

국토부는 적발된 50명을 서울지방경찰청과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등에 수사의뢰할 계획이다. 주택 공급질서 교란행위자로 확정되면 주택법령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주택공급 계약 취소 및 향후 3~10년 주택 청약자격 제한 등의 조치도 부과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투기과열지구 내 주요 청약단지 당첨자에 대해서도 현장 방문 및 서류 조사 등을 통해 청약 불법행위에 대한 추가 점검을 벌여 위법 사례를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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