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호아트홀서 독주회
바흐 샤콘느ㆍ베토벤 소나타 등
깊은 이해가 담긴 곡으로 구성
피아니스트 레미 제니에.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프랑스의 젊은 피아니스트 레미 제니에(26)는 최근 일본에서 고정팬까지 거느리고 있는 클래식 샛별이다. 수려한 외모 때문만은 아니다. 제니에는 2013년 벨기에 퀸 엘레자베스 콩쿠르 2위에 이은 미국 카네기홀 데뷔, 2015년 뉴욕 영콘서트 아티스트 국제 오디션 1위 등 이력도 화려하다. 제니에는 26일 서울 종로구 금호아트홀에서 첫 내한 독주회를 연다. 24일 입국 직후 그를 만났다.

제니에는 지난해 KBS교향악단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을 연주해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연주를 선보였다. 이번 독주회는 자신이 좋아하는 곡으로 꾸렸다. 그는 “음악을 잘 이해할수록 더 좋아하게 된다”고 했다. 깊이 이해하고 있는 곡들을 들려준다는 의미다. 그의 연주는 바흐 샤콘느(부조니 편곡)로 시작한다. 2015년 발매한 데뷔 앨범 바흐 모음집에 실렸던 곡으로, 이 앨범은 그 해 프랑스 음악 전문지 디아파종에서 수여하는 디아파종 도르상 젊은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했다.

젊은 연주자에게 바흐는 쉽지 않은 작곡가다. 제니에는 “가장 오랫동안 연습하고 준비했던 곡”이라고 말했다. “선율이 주고 받는 대화와 디테일까지 자세히 공부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두 번째 앨범에 실린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1번도 한국 관객에게 들려준다. 디아파종이 “가장 인간적이면서도 아름답고, 깊이 있는 연주의 여운이 오랫동안 이어졌다”고 호평했던 곡이다.

“한 시대를 보여주는 작품들”이라고 설명한 2개의 러시아 발레 작품도 건반 위에 옮긴다.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와 라벨의 라 발스다. 페트루슈카는 화려한 기교를 요하는 곡으로 유명하지만 제니에는 “음악 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꼭두각시 인형들의 정서와 감각을 나눌 수 있는 연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니에는 수학자와 물리학자인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밴드에서 기타를 연주했던 아버지 덕에 재즈 음악을 일찍부터 접했다. 파리 국립고등음악원 등에서 사사한 스승들은 러시아 피아니즘의 계승자였다. 스스로도 “프랑스보다는 러시아 쪽에 가까울 것”이라며 웃었지만 프랑스 특유의 자유로움을 숨길 수는 없었다. “오케스트라와 성악곡, 재즈까지 가리지 않고 음악을 듣지만 피아노 독주곡은 (너무 많이 들어서) 잘 듣지 않아요(웃음).”

제니에는 한국 관객들에게 “음악을 통해 상상력을 자극하고 싶다”고 했다. “무대 위에서 예술의 본질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국 관객들에게도 제 연주가 어떤 시사점을 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