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6월 개헌 무산에 유감

1. 국회 의결시한 5월24일까지
靑 개헌안 유효… 여야 합의 여지
2. 헌정특위 시한 6월까지 합의땐
한국당 주장하는 9월 개헌 가능
3. 5월ㆍ6월 데드라인 넘기면
2020총선 앞두고 재부상할 듯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6ㆍ13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 실시하는 방안이 사실상 물건너가면서 개헌의 운명과 관련해 어떤 차선책이 있는지 그 시나리오가 주목되고 있다. 일차적으론 자유한국당이 주장한 9월 개헌을 목표로 여야가 다시 머리를 맞대는 방안이 있지만, 정국이 개헌블랙홀에 빠지는 상황을 여당측이 꺼린다는 점에서 비현실적이다. 이 때문에 2020년 4월 15일로 예정된 21대 총선 이후에야 개헌을 재추진 하는 가정이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국민투표법이 끝내 기간 안에 결정되지 않아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의 동시실시가 무산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 때 개헌을 하겠다고 국민께 다짐했던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고, 국민께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제가 발의한 헌법개정안에 대해서는 남북정상회담 후 심사숙고 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6월이 개헌 무산된 데 대해 공식 유감을 표했지만 여야가 개헌에 전격 합의할 여지가 없진 않다. 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의 국회 의결시한인 5월 24일까지 한 차례 고비가 더 남았다. 그 이전에 여야가 개헌에 합의한다면 여당으로서는 정부 개헌안 폐기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덜 수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개헌안을 철회하는 것은 아니다”며 “5월 24일까지는 안이 유효하고 설사 그땐 (투표하지 않고) 넘어가더라도 20대 국회 때까지는 안이 남아있기 때문에 어떻게 할진 좀 지켜보면서 판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가능성이 더 낮아지겠지만 남은 개헌 동력은 또 있다.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활동 시한인 6월 30일까지라도 합의가 이뤄진다면 야당이 주장하는 9월 개헌이 가능하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등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야당들도 개헌논의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개헌무산 위기 관련메시지’를 통해 “모든 정치세력은 대타협을 위해 최후까지 노력해야 한다”며 “대통령과 여당은 개헌의 문을 닫아서는 안 되며, 자유한국당은 9월 개헌은 할 수 있다는 자신의 말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회의적이다. 국회 차원의 개헌 논의가 장기화할 경우 정국이 개헌 블랙홀로 빨려들어 국정동력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갈 길이 바쁜데 개헌논의로 국정아젠다가 가려질 수 없다는 판단이다. 헌정특위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6월 개헌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 되면 국회차원의 개헌 논의는 끝내는 게 맞다”며 “국민들께 지금까지의 논의 과정을 보고 드리고 평가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의원총회와 최고위원회의를 거쳐 26일쯤 개헌과 관련한 당의 최종 입장을 밝힌다는 방침이다.

5월과 6월 두 번의 개헌 데드라인마저 넘기게 된다면 개헌 논의는 사실상 수면 아래로 사라졌다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쟁점으로 재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거대 양당은 개헌선 확보를, 나머지 정당들은 개헌저지선 확보를 앞세워 총선에서 맞붙은 뒤 다수 의석을 확보한 세력이 개헌을 힘으로 밀어붙이려 할 것이란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헌정특위 한 관계자는 “기본권 확대나 선거제도개혁 등 타협이 쉽지 않은 쟁점에 합의점을 찾고도 권력구조 개편 문제 하나로 발목이 잡혀 기회를 놓친 것 아니냐”며 “여든 야든 한쪽이 확실한 힘의 우위를 갖지 않으면 개헌은 쉽지 않은 게 우리 정치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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