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 카톡방담] 드루킹 사건

민주당 고발로 수사 시작됐는데
괜히 덤볐다가 된통 당한 모양새
실세 통하면 누구든 치고 들어와
과거 비선 추천과 뭐가 다른지
朴정부 캐비닛 문서는 잘 찾더니
민정수석실 인사검증에 무책임
호기 만난 한국당 천막농성 돌입
“安 최대 피해” 바른미래당도 목청
그래픽=신동준 기자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낙마 와중에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일명 드루킹 사건)이 돌출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김경수 의원이 주인공이란 점에서 이번 사태는 단기간 내 끝날 이슈가 아니다는 게 중론이다. “댓글로 일어난 정권, 댓글로 망한다”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원색적 공격에서 보듯 야당과 일부 언론은 정권 차원의 게이트로 규정했다. 경찰이 현실권력에 몸을 사리고 있다는 비판 역시 민심에 위력을 떨칠 대목이다. 현장의 반응을 듣기 위해 국회팀과 청와대팀이 카톡방에 모였다.

광화문 불나방(불나방)=드루킹 사건이 김기식 국면을 덮었다. 민주당 측의 고발로 당국의 수사가 시작됐는데 여권이 실수한 건가요.

올해도 가을야구(가야)=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 꼴이지요. 마치 민주당이 댓글의 피해자인양 코스프레 하면서 적대적인 네티즌들을 뿌리뽑으려 덤볐다가 된통 당한 모양새지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당나귀)=고발에 앞서 네이버가 매크로 댓글 조작은 불가능하다고 하자 민주당이 인터넷 보안전문가들 도움을 받아 직접 시연까지 했으니까요.

불나방=김경수 의원이나 청와대의 초기 모르쇠 입장, 오락가락 해명까지 어떤 점들이 문제인가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경남지사 출마선언 일정을 돌연 취소한 19일 오후에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지속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대근 기자

가야=드루킹을 실제 만났는지가 초반 문제의 핵심이었죠. 이에 김 의원이 하루 만에 말을 바꾼 건 문제가 있어 보여요. 만난 시간을 놓고 청와대 측의 해명이 계속 바뀌었지요. 이전 정부에서 많이 보던 모습입니다.

여의도 구공탄(구공탄)=김 의원의 두 번째 해명 방식 자체도 문제였습니다. 카메라 앞에 서서 자신의 연루 의혹을 제기한 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억울함만 강조하더니 백브리핑 형식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드루킹하고 엮인 일들에 대해 얘기를 풀어놨죠.

여당탐구생활(탐구생활)=김 의원의 두 번째 해명은 사실상 제기된 의혹 상당수를 인정한 해명이었습니다. 한두 번도 아닌 열 차례 가까이 드루킹을 만난 것도 모자라 실제 드루킹이 추천한 인물을 청와대에 추천하고 민정수석실에서 후보자를 접촉했다는 사실이 나온 것이니까요. 텔레그램은 자동삭제 기능이 있는데 왜 삭제한 것인지를 놓고 의아하다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불나방=그럼 청와대 열린인사 시스템이란 게 사실상 대놓고 하는 내부 인사청탁 통로인가요.

당나귀=고위공직 후보자 이름 옆에 대통령이 연필로 동그라미, 세모, 가위표를 그리던 박근혜 정부 방식에 비하면 사실 문제랄 것도 없습니다. 열린 인재채용 방식을 추구한다니 혼선이나 잡음이 있을 수도 있을 겁니다.

구공탄=야당에선 이게 시스템이란 명칭을 붙일 수 있느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대통령의 최측근 의원이 얘기를 해서 인사를 하는 방식은 과거 정권에서도 숱하게 했던 비선라인을 통한 인사추천과 도대체 차이가 뭐냐는 얘기죠.

가야=온라인 상의 사이코 같은 사람이 추천한 인사를 청와대에 들여보내 면접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기가 찹니다. 저들이 그토록 강조하던 동료의식, 동업자정신이 다단계 피라미드보다도 못해 보이네요. 누구든 실세인사를 통하면 사방에서 치고 들어올 수 있다는 걸 적나라하게 보여준 거잖아요.

당나귀=문재인 정부 인사혁신의 핵심이 후보자추천실명제라니 논란이 된 오사카총영사 인사 관련 경과를 청와대가 명확히 밝히면 되지요. 김 의원이 변호사 A씨를 추천했고 검증에 탈락한 사실이 기록에 남아 있다면 비선청탁은 아니라고 볼 수 있는 측면이죠.

호밀밭의 세탁기=한국당에선 우리가 하면 나쁜 인사청탁이고 민주당이 하면 착한 청탁이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그러나 최순실과 김 의원을 단순비교하긴 어렵겠죠. 김 의원은 국민의 선택을 받은 여당 국회의원이고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수행실장을 지냈다는 점에서 인사추천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는 합니다.

오늘도 낮술=물론 김경수 프리미엄이 있었을 테지만, 정치권에선 이너서클에 힘을 실어주는 게 일상적인 일입니다. 청와대가 검증에서 A변호사를 탈락시켰다는 점에서 비교적 청와대 검증이 잘 이뤄졌다고 볼 측면도 있습니다.

달빛 사냥꾼=이전 정부에서도 여당 실세 의원들이 인사 추천을 하는 건 관행이었죠. 다만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누구든 추천을 할 수 있고, 또 추천자를 실명으로 남기게 돼 있다고 해요. 나중에 인사 진행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도 누가 추천했는지 알게 되는 것이니 오히려 함부로 인사 추천을 못하는 효과도 있겠죠.

불나방=앞서 김기식 낙마를 포함해 조국 민정수석에 대한 정치권 반응들은 어떤가요.

가야=조각 당시 여러 장관 후보자들이 인사청문회에서 삐걱댈 때 청와대는 민정과 인사수석실 인원이 부족하단 핑계를 댄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직도 빈자리를 채우지 못한 건지 궁금하네요. 지난 정부의 수많은 캐비닛 속 묵은 문서들은 잘도 찾아내더니 대체 현재진행중인 사안엔 왜 그리 무책임한지.

불나방=야당은 이제야 숨통이 트인 듯 천막농성을 시작했죠. 국민지지도 복원에 효과가 있을까요.

18일 오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의원총회에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댓글조작 파문을 규탄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광화문 찍고 여의도 찍고(찍고)=상승폭은 미미하지만 최근 한 달간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김기식 낙마부터 이어진 일련의 사태로 어렵게 온 기회를 놓칠세라 천막농성까지 불사하는 모습입니다. 김 전 원장 사태 때는 존재감이 제로에 가까웠던 바른미래당도 이번엔 ‘안철수가 최대 피해자’라는 점을 앞세워 적극 목소리를 내는데요. 누가 이 국면을 주도하느냐 하는 야당 간 기싸움도 볼만해졌네요.

구공탄=다음 주 남북정상회담 등 여권이 주도할 빅 이벤트가 코앞에 있는 상황에서 지지층 결집을 위한 마지막 호기라고 보는 분위기입니다.

불나방=선거가 또 돌아오는데 정치권에 댓글 조작의 유혹이나 파괴력, 여론조사 조작 같은 쉬쉬하던 얘기들이 거론되나요.

찍고=지방선거 출마 경험이 있는 한 다선 의원은 자신도 댓글 조작 제안을 수차례 받았다고 합니다. 임대료 싼 곳에 사무실 잡고, 여럿 고용해 여론조작해줄 테니 돈만 대라는 제안이죠. 선거 앞둔 정치인들이 유혹을 떨치기가 쉽진 않을 거라고 하네요.

당나귀=여론조사에 영향력을 미치려는 시도는 좀 더 보편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몇 해 전만 해도 특정지역에 유선전화 회선을 500개 갖고 있으니 자리 좀 달라고 손 내미는 선거꾼들이 적지 않았다고 하죠. 주로 정치신인들이 멋모르고 선을 잡았다 낭패를 보곤 했습니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사이다 말고 탄산수=지지자들에게 여론조사 훈련을 시키는 이야기는 흔하죠. 전화를 받으면 30대라고 하고 이렇게 답하라는 식의 지침이 있다, 특정 정치인 지지층이 특히 훈련이 잘 돼있다는 식의 이야기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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