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3명의 목포 가계부

웬만한 곳은 도보로 이동 가능
뷰티 비용도 눈에 띄게 줄어들어
“산책 후 커피 한 잔이 최대 사치”

목포의 삶은 씀씀이도 크게 달라지게 했다. 서울에 살 때보다 덜 벌지만 나가는 돈도 크게 줄었다. 서울과 목포의 생활비를 비교해 준 2030세대 3명은 크게는 5분의 1로, 작게는 절반으로 줄었다고 했다.

서울과 남양주에서 목포로 이사한 2030세대 3인의 한달 생활비 비교. 송정근 기자

특히 교통비. 서울에선 집과 사무실 혹은 가게가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목포에서는 웬만한 곳은 걸어서 혹은 자전거로 이동이 가능하다. 3명 모두 한 달 평균 교통비가 0원이라고 했다. 가끔 서울에 볼일 보러 갈 때 타는 KTX 비용(왕복 8만원 가량)이 건 당 최대 지출일 정도다. 서울에선 앞만 보고 빨리빨리 다녀야 하는 ‘고속의 삶’이었다면 목포에선 천천히 걸으며 산이나 바다를 보고 밤하늘도 쳐다보는 ‘저속의 삶’을 살고 있기에 택시를 탈 일이 거의 없다는 게 김용호(30)씨의 설명이다.

꾸미거나 가꾸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김아영(28)씨는 서울 살 때는 옷, 화장품, 미용실 비용으로 한 달 평균 50만원 정도 썼지만 목포에서는 5만원 정도면 충분하다고 했다. 황선희(31)씨도 한 달에 30~40만원 정도 지출했던 의류, 뷰티 관련 비용이 목포에서는 5만원 정도로 줄었다.

지난해 전남 목포 원도심의 오래된 여관 ‘우진장’에 사무실을 마련한 문화기획사 ‘공장공장’의 2030 젊은이들. 이들은 서울, 대구 등 대도시를 떠나 목포를 안식처이자 새로운 도전을 펼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들에게 공간을 내어준 강제윤 시인과 김지연, 김아영, 김용호, 홍동우, 박명호(왼쪽부터)씨가 목포항을 배경으로 환하게 웃고 있다. 목포=김주성 기자

물건값이야 서울이든 목포든 크게 다르지 않지만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서울서는 남의 시선을 신경 쓰느라 좀 더 멋지고 예쁜 것을 찾게 되고, 쇼핑으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지만 목포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김씨는 “함께 사는 직장 동료와 동네 산책하다가 새로 생긴 카페에 가서 7,000원짜리 커피 한 잔 마시는 게 최고의 사치가 됐다”라며 “동료들과 경치 구경하러 가고 음식을 해 먹고 수다 떨고 하는 게 재미있다”고 말했다. 싸고 맛있는 전라도 음식을 실컷 먹을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다만 최근 1,2년 사이 목포에 정착하려는 외지인들의 발길이 늘면서 부동산값이 오르고 있다. 목포 큰길공인중개사 박성환 대표는 “목포 현지인들도 잘 몰랐던 원도심의 가치를 알아보고 오래된 건물, 주택을 매입하려는 외지인들이 늘고 있다”며 “1,2년 사이에 2,3배나 값이 올라 땅 주인들이 매물을 잘 내놓으려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서울서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냈던 황선희씨는 연고 없는 목포 원도심에 혼술바 ‘어항’을 열었다. 원도심 안에서는 어지간한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 때문에 한 달 교통비가 0원이라고 한다. 목포=박상준 기자

목포=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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