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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실험장 폐기하고 경제 매진하겠다”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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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실험장 폐기하고 경제 매진하겠다” 선언

입력
2018.04.2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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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1일부터 핵시험ㆍICBM시험발사 중지

경제 건설 총력 집중이 새 전략적 노선

조선반도 평화 의해 주변국과 긴밀한 대화”

사실상 핵ㆍ경제 병진노선 종료 선언

트럼프 “아주 좋은 뉴스… 정상회담 고대”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결정을 채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당 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위원장의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결정을 채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당 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위원장의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총 6차례 핵실험을 진행했던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경제 건설에 매진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남북 및 북미 연쇄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의지를 직접 천명한 것이다.

21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국무위원장) 주재 하에 전날 개최된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내용의 ‘전략적 노선’이 포함된 결정서를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만장일치로 채택된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의 위대한 승리를 선포함에 대하여’라는 결정서에 “주체107(2018)년 4월 21일부터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ICBM)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라는 내용이 명시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결정서에는 “핵시험 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하여 공화국 북부 핵시험장을 폐기할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북한이 언급한 ‘북부 핵시험장’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있는 핵실험장으로 이곳에서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2009년 5월 25일, 2013년 2월 12일, 2016년 1월 6일과 9월 9일, 2017년 9월 3일 등 모두 6회에 걸쳐 핵실험이 이뤄졌다.

통신에 따르면 결정서는 “핵시험 중지는 세계적인 핵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며 우리 공화국은 핵시험의 전면 중지를 위한 국제적인 지향과 노력에 합세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 국가에 대한 핵위협이나 핵도발이 없는 한 핵무기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회주의 경제 건설을 위한 유리한 국제적 환경을 마련하며 조선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하여 주변국들과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연계와 대화를 적극화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아울러 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보고에서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에서 긴장완화와 평화에로 향한 새로운 기류’가 형성되고 ‘국제정치 구도에서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데 대해 통보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핵개발의 전 공정이 과학적으로, 순차적으로 다 진행되었고 운반 타격 수단들의 개발사업 역시 과학적으로 진행되어 핵무기 병기화 완결이 검증된 조건에서 이제는 우리에게 그 어떤 핵시험과 중장거리,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도 필요 없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북부 핵시험장도 자기의 사명을 끝마쳤다”고 말했다. “핵무기 없는 세계 건설에 적극 이바지”하려는 것이 당의 평화 애호적 입장이라고 언급하면서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2013년 3월 당 전원회의에서 채택됐던 핵무력과 경제 건설의 ‘병진 노선’과 관련해 “역사적 과업들이 빛나게 관철되었다"고 선언하고, 경제 건설 총력 집중이 새 전략적 노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공화국이 세계적인 정치사상 강국, 군사강국의 지위에 확고히 올라선 현 단계에서 전당, 전국이 사회주의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것, 이것이 우리 당의 전략적 노선”이라고 했다. 핵ㆍ경제 병진 노선을 마무리하고 이를 대체하는 ‘경제건설 총력 집중’을 새 노선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와 관련, 전원회의에서는 “당과 국가의 전반 사업을 사회주의 경제 건설에 지향시키고 모든 힘을 총집중할 것”이라는 내용의 결정서인 ‘혁명발전의 새로운 높은 단계의 요구에 맞게 사회주의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할 데 대하여’가 채택됐다.

이날 전원회의에서는 인사관련 사항인 ‘조직 문제’도 다뤄졌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정각 신임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당 정치국 위원에 보선됐고 당 서기실장으로 김정은 일가를 밀착 보좌하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당 중앙위 위원에 올랐다. 이와 함께 최근 남북간 논의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평창 동계올림픽 때 방남했던 김일국 체육상이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으로 보선됐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결정서의 핵심은 경제 건설로의 노선 전환”이라며 “이제 김정은 시대의 키워드는 더 이상 핵이 아니라 인민인 만큼 북한을 읽는 독해법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외에서는 대체로 환영한다는 반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북한 발표에 박범계 수석대변인이 논평을 내고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를 이루는 데 양 정상이 미리 신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를 위한 선언과 실천적 행동을 동시에 밝힌 데 대해 민주당은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 발표가 나온 지 한 시간 여 뒤에 트위터에 글을 올려 “북한과 전 세계에 매우 좋은 뉴스로 큰 진전”이라며 “우리의 정상회담을 고대한다”고 했다.

반면 일본 정부는 “북한이 구체적으로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중지, 핵 실험장 폐기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면서도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전략의 일환일 수 있어 구체적인 움직임으로 이어질지 신중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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