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향 교수 저서 '정당의 생명력'

박 교수는 저서 ‘정당의 생명력’에서 “영국 보수당이 대놓고 불평등을 옹호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 민주주 시대에 어떤 정당보다 오래 집권한 것은 보수주의의 특징이자 불가사의”라고 했다.

-이런 주장의 배경과 근거는 뭔가. 불평등을 당연시하는 논리와 철학이 보편적으로 통할까.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라고 사람들은 주장하지만 경험과 역사로 보면 불평등이 인간 사회의 본질이다. 인간은 저마다 다른 사회경제적 환경에서 다른 능력과 자질, 성향을 갖고 태어난다는 생각이 에드먼드 버크로 시작되는 보수주의의 근간이다. 인간은 불평등한데 국가가 작위적으로 개입해 평등하게 만들려고 하니 또다른 인간 본능인 자유를 억압하고 침해하는 부조리가 발생한다. 불평등을 시정하기 위해 또 다른 폐해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버크는 인간을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고 이타적 존재로 규정하는 프랑스 혁명의 열정이 변질되는 것을 보면서 이런 영감을 얻었다. 인간은 비합리적이고 이기적이고 본능적인 존재이니 현실의 정치나 정책도 이 같은 본성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 보수주의의 기본입장이다. 물론 불평등을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불평등이 자연질서라면 그 질서가 사람들에게 이롭도록, 즉 남보다 더 잘 해야겠다는 의욕을 부추기도록 하자는 논리다. 영국 보수당은 불평등해질 권리, 불평등해질 욕구를 사회 복지 정책에 이용하면서 이런 정책이 개인에게 또 사회 전체적으로도 이롭다는 점을 사람들에게 설득시켰다." 불평등 옹호하는 보수당이 지지를 받아온 배경이다.”

-도덕주의와 평등의식이 유난히 강한 우리 사회나 불평등 해소가 지구적 관심사로 떠오른 현실에 쉽게 수용할 수 없는 주장이다

“우리 사회가 쉽게 수긍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획일적인 배분을 내세운 사회주의가 역사에서 패배한 이유는 일은 남만큼 하지 않으면서 똑같이 받으려는 도덕적 해이를 해결하지 못해서다. 내가 남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주는 정당이란 인식을 심어주면 능력과 노력이 부족하면 불평등한 것이 오히려 도덕적으로 바람직하다. 이런 뜻을 사람들에게 설득을 통해 수용되게 만들고 내가 남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주는 정당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면 된다.”

-보수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자율을 중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개인의 책임과 의무 공동체적 연대, 권위를 중요시한다. 불평등을 인정하면서 공동체적인 삶을 지향하는 게 가능한가.

“인간의 본능적이고 이기적인 모습을 직시하자는 게 보수주의의 기본이다. 완벽한 평등이라는 것은 아이들을 농장에서 가두어 놓고 키우기 전에는 이루어 질 수 없다. 더 나은 자리에 있어야 하는 사람들과 낮은 자리에 있어야 하는 사람들의 서열이 생기는 건 인간 사회에서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만족하고 살라는 뜻이 아니다. 디즈레일리가 생각한 이상적으로 생각한 국가 공동체는 위에 있는 사람들이 책임있는 자리에서 명예를 누리는 대신 사회적 약자들을 이끌고, 사회적 약자들은 보호를 받는 대신 그들에게 존경심을 보여주는 호혜적 관계다. 기득권을 누리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부와 명예를 성찰한다면, 사회에 대한 책임과 기여는 당연한 것이다. 내 재산과 명예는 내 것이니 손대지마라는 게 보수주의는 아니다. '오두막이 행복해야 궁전이 안전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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