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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 노렸나? 매년 11억 돈줄은?... 드루킹 행태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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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 노렸나? 매년 11억 돈줄은?... 드루킹 행태 미스터리

입력
2018.04.17 20:0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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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등 지지자 회원가입 안돼”

사실상 친문세력 조직ㆍ지지 활동

선거 공 내세워 인사청탁 시도

‘정치 실세’ 영향력 과시 의도도

임대료ㆍ거액 활동비 등 출처 의혹

인터넷 댓글조작 혐의로 구속 수감된 '드루킹'(왼쪽)이 지난 1월 서울 모 대학에서 자신의 경제적공진화 모임 주최로 연 초청강연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TV 제공
인터넷 댓글조작 혐의로 구속 수감된 '드루킹'(왼쪽)이 지난 1월 서울 모 대학에서 자신의 경제적공진화 모임 주최로 연 초청강연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TV 제공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 주범 김모(49·필명 드루킹)씨가 지난해 19대 대선 전부터 온·오프라인에서 조직적인 선거운동을 펼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의문도 꼬리를 물며 커지고 있다. 블로그와 온라인카페 운영으로 정치세력을 불려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지지활동을 벌인 과정, 대선 뒤 인사청탁 과정에서의 역할, 조직 유지에 쓰인 거액의 자금 출처 등이 그렇다.

대선 전부터 블로그에 “당원 가입” 독려

김씨가 운영한 인터넷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과 16일 밤 비공개에서 공개로 전환된 그의 블로그 ‘드루킹의 자료창고’ 활동 등을 살펴보면, 김씨는 지속적으로 온·오프라인상 정치세력화를 추구했다. 재작년 11월 경공모에 올린 ‘박원순, 안철수, 이재명의 지지자는 회원으로 받지 않겠다’는 취지의 공지는 ‘친문(재인) 조직’을 꾸리겠다는 선언이었다.

대선 경선을 앞둔 지난해 2월엔 블로그에 민주당 국민경선 선거인단 모집공고를 안내하기도 했는데, ‘블로그 이웃께서는 선거인단 신청을 조기에 완료해주기 바란다’라며 가족 및 지인의 신청을 이끌어달란 당부까지 남겼다. 대선을 약 한달 앞둔 4월 11일 ‘포털 사이트에 (문재인 대통령 관련 기사에) 선플이 달려있으면 한 페이지 10개정도의 추천을 눌러주고, 선플이 없다면 (선플을) 남겨달라’는 구체적 여론조작 방법까지 내세웠다.

텔레그램 채팅 창에선 경공모 회원 2,000여명을 중심으로 온라인 지지운동에 뛰어들었다.

정치적 영향력 키워온 드루킹

동시에 오프라인 영향력을 키우려 애를 썼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정치인들과 접촉해 나갔다. 경공모의 오프라인 활동장소인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에 김 의원을 직접 초청하기까지 했다. 김 의원을 통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초청 강연을 성사시키면서, 조직 내부릐 신망도 쌓았다. 대선 때는 경공모와 함께 직접 띠를 두르고 선거유세에 나서는 등 적극 행보를 이어갔다.

이후 이 같은 ‘공(功)’을 내세워 김 의원에게 경공모 회원이던 대형 법무법인 소속 A변호사를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하는 인사청탁을 시도했다. 이는 다른 카페 회원들에게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는데도 이용됐다. 숨은 정치 실세, 한마디로 ‘비선실세’가 되겠단 목적을 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간 11억원 규모 자금출처 의문 여전

이런 활동을 하는데 들어간 돈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도 의문이다. 이들 활동공간인 느릅나무 출판사 임대료(월 500만원 추정)와 직원 5명 인건비, 조직원 20~30여명의 활동경비 등을 합하면 연간 약 11억원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 8년간 운영 출판사에서 한 번도 책을 출판한 적이 없단 걸 감안하면 별도의 ‘돈줄’이 존재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출판사 지출내역을 보면 김씨 이혼소송 비용과 사업확장(신제품 개발) 비용도 포함돼 있어 회사자금이 김씨 쌈짓돈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씨는 경찰에서 “강의료와 비누 등 상품 판매수입으로 경비를 충당했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17일 “이들의 운영자금 마련 과정이 상식적이지 못한데다 임대료 산정도 정상적이지 않아 자금 마련 과정도 집중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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