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선수 아닌 가와우치 유키씨
폭우 내린 마지막 구간 선두 제쳐
2시간 15분 58초 기록으로 골인
여자부 린덴, 美 33년만의 우승
일본의 가와우치 유키가 16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제122회 보스턴 마라톤 시상식에서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보스턴=로이터 연합뉴스

일본의 ‘공무원 마라토너’ 가와우치 유키(31)가 122년 역사를 자랑하는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일본인이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건 1987년 세코 도시히코 이후 31년 만이다.

가와우치는 16일(현지시간) 열린 제122회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2시간 15분 58초의 기록을 세우며 남자부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우승 직후 “생애 최고의 날”이라며 눈물을 쏟았다. 2위는 지오프리 키루이(케냐), 3위는 샤드락 비워트(미국)에게 돌아갔다.

1897년 처음 막을 올린 보스턴 마라톤은 오랜 전통과 권위가 있는 세계 최고의 마라톤 대회다. 매년 1만5,000명의 선수가 출전하며, 전문 마라토너들에게도 꿈의 무대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가와우치는 전문 마라토너가 아니다. 그는 일본 사이마타현의 고등학교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하며 동호회 활동으로만 마라톤을 즐겨온 일반 공무원이다. 고교 시절 육상을 시작했지만, 부상을 당하면서 대학 졸업 이후 공무원의 길을 택했다.

동호회 활동으로 마라톤과의 인연을 이어가던 그는 2011년 2월 도쿄 마라톤에서 2시간 8분 37초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고, 이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마라톤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공무원 마라토너’로 유명세를 떨쳤다. 올해에도 4개 대회에 출전해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여전히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대회 당일 30년 만의 강추위에 비바람도 몰아쳐 전반적으로 기록이 저조한 가운데에서도 가와우치는 강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폭우가 몰아치는 마지막 2㎞ 구간에서 선두 키루이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경기를 마친 가와우치는 “나에겐 이런 조건이 가장 좋다. 오히려 날씨가 좋았다면 내가 우승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여자부에선 미국의 데시리 린덴(35)이 2시간 39분 54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가장 빨리 통과했다. 미국 여자 선수로는 33년 만의 대회 우승이었다. 2011년 대회에서 2초 차이로 아쉽게 2위를 했던 린덴은 이번 우승으로 한을 풀었다.

박순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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