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신분 경찰 소환 조사
황창규 KT 회장이 17일 오전 경찰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청에 출석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배우한 기자 /2018-04-17(한국일보)

황창규 KT 회장이 전현직 임원들의 국회의원 불법 후원에 관여한 혐의로 17일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KT 현직 최고경영자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소환 조사를 받는 것은 2002년 민영화 이후 처음이다.

이날 오전 9시30분쯤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 도착한 황 회장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답했다. ‘불법 후원 지시나 보고를 받은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예정 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한 황 회장은 오른손에 깁스를 한 상태였다. 얼마 전 산책 도중 미끄러져 골절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황 회장을 상대로 불법 후원의 목적과 어느 수준으로 관여했는지 등을 중점 조사했다. 경찰은 KT 전현직 임원들이 2014~2017년 법인자금으로 여야 국회의원 90여명에게 4억3,000여만원을 불법 후원하는 과정에서 황 회장이 지시하거나 보고를 받는 등 직간접 관여한 것(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보고 있다.

현행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법인이나 단체는 정치인에게 후원금을 낼 수 없으나 KT는 임원 개인 명의로 위장해 조직적 후원을 했다. KT 측이 황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막고 KT가 주요 주주로 있는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 법안과 관련해 국회에 로비를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황 회장을 비롯한 KT 임원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불법 후원금을 받은 국회의원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그러나 의원들이 “법인이 아닌 개인 후원금으로 알고 받았다”고 할 경우, 법적 처벌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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