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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홈 상륙.. AI 스피커 격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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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홈 상륙.. AI 스피커 격전 예고

입력
2018.04.16 17: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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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에코’와 세계시장 양분

국내 전파인증 받고 상반기 출시

검색엔진ㆍOS 등 플랫폼 강력

안드로이드 앱 호환성 뛰어나

한국어 이해 능력이 성패 관건

구글의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홈’. 구글홈 홍보 영상 캡처
구글의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홈’. 구글홈 홍보 영상 캡처

아마존 ‘에코’와 함께 전 세계 인공지능(AI) 스피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구글 ‘구글홈’의 한국 출시가 임박했다. 이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에 비하면 늦은 편이지만 워낙 강력한 플랫폼을 갖춘 기업의 제품이라 파급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구글홈의 한국어 이해 능력과 현지화 전략에 따라 한국 상륙의 성패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국립전파연구원에 따르면 구글홈과 휴대용 모델 ‘구글홈 미니’가 각각 6일과 10일 전파인증을 받았다. 전파인증은 무선 기기의 적합성을 평가하는 제도로 국내에 제품을 출시하려면 전파인증을 통과해야 한다. 통상 기업들은 출시 1~2개월 전에 전파인증을 받는다. 지난 2014년에도 구글이 영상 스트리밍 기기 ‘크롬캐스트’ 국내 전파인증 획득 후 두 달 뒤 판매를 시작한 점에 미뤄 AI 스피커도 상반기 중 발매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AI 스피커 시장에는 2016년 9월 SK텔레콤 ‘누구’를 시작으로 KT(기가지니) 네이버(프렌즈) 카카오(카카오미니) 등 통신사와 포털 업체들이 진출해 있다. LG전자는 네이버 AI 소프트웨어 클로바가 탑재된 씽큐허브를 판매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자체 AI 비서 빅스비가 들어간 스피커를 개발 중이다. 현재 국내 시장 규모는 약 150만대로 추정된다. 통신사들은 인터넷(IP)TV와 AI 스피커를 연동해 TV 화면으로도 음성명령에 대한 답이나 관련 정보를 보여주고, 포털 업체들은 방대한 양의 검색엔진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정확도가 높은 대화 능력을 앞세우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미 국내 업체들이 선점한 상황에서도 후발주자 구글의 등장에 긴장하는 이유는 이미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는 구글의 각종 플랫폼 때문이다. 세계 최대 포털 구글 검색엔진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도 쥐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에서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8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유튜브 이용자는 2,300만명에 달한다. 모두 AI 스피커와 연결할 수 있는 서비스들로, 그만큼 구글홈으로 유인할 동력이 강력한 셈이다. 미국에서도 구글홈이 작년 한 해에만 1,400만대(31%)가 팔려 에코(3,100만대ㆍ69%)와 경쟁하는 사실상 유일한 AI 스피커다.

통신사 관계자는 “아직 국내 AI 스피커 시장은 초기 단계라 주로 스마트폰 화면을 켜서 터치로 조작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는 기능들이 많이 사용되며, 대표적인 게 음악 재생”이라며 “구글의 경우 스마트폰 OS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AI 스피커와 국내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앱)과의 호환성이 높다면 다른 업체들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성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관건은 구글홈의 한국어 이해 능력이라고 IT 업계는 입을 모은다. 구글홈은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다음 질문을 예상하면서 대화를 이어가는 능력이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데, 이 능력을 한국어에서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분석이다. AI는 기계학습(머신러닝)을 하므로 사용자와 나누는 대화량이 쌓일수록 품질이 향상되는데 국내 업체보다 대화 DB가 부족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구글홈에 탑재된 AI 소프트웨어 구글어시스턴트가 지난해 9월 말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국내 이용자들의 대화 특성을 파악한 기간은 약 6개월에 그친다.

IT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음성통화 쇼핑 등 신규 서비스를 계속 추가하고 있고 지도, 내비게이션, 음식 배달 등은 이미 도입돼 있다”며 “다른 업체들과 협업해 서비스를 늘려가려고 할 때 구글보다 국내 업체들이 유리하기 때문에 구글홈이 단기간 내에 국내 AI 스피커 시장의 판도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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