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음악을 들으니 괜스레 눈물이 났다.”, “그 음악을 들으니 괜시리 눈물이 났다.” 이상의 두 문장 중에서 부사어가 바르게 쓰인 문장은 무엇일까? 정답은 ‘괜스레’를 사용한 첫 번째 문장이다.

‘괜스레’는 ‘까닭이나 실속이 없는 데가 있게’라는 뜻을 가진 부사인데, 이를 ‘괜시리’로 잘못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사람들이 발음의 편의상 ‘ㅡ’ 모음을 ‘ㅣ’ 모음으로 바꿔 말하기 때문인데, 비슷한 예로 ‘으스스’를 ‘으시시’로, ‘추스르다’를 ‘추스리다’로 잘못 말하는 예 등이 있다.

그럼 ‘괜스레’는 어떤 말에서 유래한 것일까? ‘괜스레’의 뜻을 생각하면 이 말이 ‘괜스럽다’에서 온 부사임을 유추할 수 있다. ‘괜스럽다’는 ‘괜하다’의 어근 ‘괜’에 ‘그러한 성질이 있음’의 뜻을 더하는 형용사화 접미사 ‘-스럽다’가 결합해 ‘까닭이나 실속이 없는 데가 있다’는 뜻을 가지는 형용사이다. 이 ‘괜스럽(다)’에 부사를 만드는 접미사 ‘-이’가 결합하고 ‘ㅂ’이 탈락해 ‘괜스러이’가 되었고 ‘괜스러이’가 줄어 ‘괜스레’가 된 것이다.

이처럼 ‘괜스레’는 형용사화 접미사 ‘-스럽(다)’에 부사화 접미사 ‘-이’가 결합한 형태인데, 이처럼 ‘-스레’가 붙은 부사들에는 ‘새삼스레’, ‘천연스레’, ‘정성스레’ 등이 있다.

그런데 ‘-스레’가 들어간 말 중에는 ‘거무스레하다’, ‘발그스레하다’ 등의 형용사들도 있다. 이 경우에는 ‘거무스레’와 ‘발그스레’가 모두 어근이기 때문에 어근만 독립해서 쓸 수 없고 접미사 ‘-하다’를 붙여 ‘거무스레하게’, ‘발그스레하게’ 등으로 써야 한다. 그래서 ‘얼굴이 발그스레 물들었다’는 ‘얼굴이 발그스레하게 물들었다’로 고쳐 말해야 한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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