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단독] 김호 대표, 심판 대기실 난입 밀치고·폭언… 축구 원로의 막무가내 판정 불복

알림

[단독] 김호 대표, 심판 대기실 난입 밀치고·폭언… 축구 원로의 막무가내 판정 불복

입력
2018.04.15 14:26
24면
0 0
김호 대전 시티즌 대표이사. 대전 시티즌 제공
김호 대전 시티즌 대표이사. 대전 시티즌 제공

프로축구 K리그2(2부 리그) 대전 시티즌의 김호(74) 대표이사가 판정에 불만을 품고 경기 후 심판을 밀치고 폭언한 데 이어 심판 대기실까지 난입하는 소동을 벌였다.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대전과 아산 무궁화FC의 프로축구 K리그2(2부). 1-1이던 후반 37분 아산 조성준(28)이 대전 수비수 김예성(22)과 몸싸움 후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허범산(29)이 헤딩슈팅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득점 직후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몸싸움이 정당하다고 판단해 득점을 인정했다. 경기는 아산의 2-1 승리로 끝났다.

김호 대표는 경기 뒤 퇴장하는 심판들에게 욕설을 섞어 거세게 항의했고 주부심 3명이 심판 대기실로 들어가자 앞에 있던 대기심을 밀쳤다. 이어 심판 대기실로 난입해 고성을 질렀다. 심판 대기실은 구단 관계자 출입 금지 구역이다.

조영증 프로축구연맹 심판위원장은 “김호 대표의 폭언, 대기심을 밀친 행위, 심판 대기실에 들어와 약 2분 간 항의한 상황 모두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김호 대표가 오심이라고 주장하는 장면에 대해서도 조 위원장은 “꼼꼼히 영상을 돌려봤다. 전혀 문제 없는 판정이었다”고 밝혔다. 김호 대표는 징계가 불가피해 보인다.

반면 김호 대표는 “판정이 엉터리였다. 그럴 거면 뭐 하러 많은 돈을 들여 비디오판독을 하느냐. 왜 그걸(판독 동영상) 안 보여주나. 즉석에서 해명하게 돼 있는데 다 가버리고 없어서 내가 해명을 들으려 심판실에 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디오판독에 들어가면 경기장 전광판에 'VAR 영상판독중'이라는 화면이 뜰 뿐 해당 영상을 직접 틀지는 않는다. 사진은 기사 내용와 관계 없음. 프로축구연맹 제공
비디오판독에 들어가면 경기장 전광판에 'VAR 영상판독중'이라는 화면이 뜰 뿐 해당 영상을 직접 틀지는 않는다. 사진은 기사 내용와 관계 없음. 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연맹 등에 따르면 김호 대표는 몇 가지 부분에서 사실 관계를 잘 못 이해하고 있었다.

일단 심판이 즉석에서 해명하는 절차 같은 건 없다. 프로연맹은 비디오판독을 시행한 뒤 전광판에 ‘VAR 판독중’이라는 이미지만 내보낼 뿐 판독 영상을 공개하지는 않는다. 이는 영상을 틀 경우 혼란이 가중될 걸 우려한 국제축구연맹(FIFA) 지침에 따른 것이다. FIFA는 6월 러시아월드컵부터 전광판에 어떤 장면 때문에 비디오판독이 시행된 건지 설명할 예정이지만 이 때도 영상이 아닌 문구로만 노출할 계획이다. 또한 프로연맹은 경기 1~2일 뒤 심판 평가 회의를 하는데 구단 지도자나 관계자가 원하면 동석해서 영상 분석 전 과정을 함께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무엇보다 구단 대표가 심판에게 폭언을 퍼붓고 물리력을 행사하며 심판 대기실까지 난입한 건 프로축구의 판정 문화를 십 수 년 전으로 되돌린 행태라는 지적이 높다. 더구나 김호 대표는 ‘축구계의 만년 야당’으로 통하며 현안이 있을 때마다 쓴소리를 하는 원로 축구인이다. 프로축구 관계자는 “심판실에 들어가 난리 피우는 건 10~15년 전에나 있던 일“이라고 혀를 찼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