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성적 수치심 등 호소하며 사과 요구
대전 모 여고 벽에 붙여진 대자보. 이 학교 A교사가 지난 9일 수업시간에 "우리나라가 왜놈보다 못한 이유가 다 애를 안 낳아서 그렇다"는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하자 학생들이 사과를 요구하며 붙였다. 트위터 대전 모 여고 미투 운동 캡처.

대전의 한 여고 교사가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대전 모 여고 교사 A씨는 지난 9일 오전 1학년 수업시간에 “우리나라가 왜놈보다 못한 이유가 다 애를 안 낳아서 그렇다”는 발언을 했다.

A교사는 또 학생들에게 “너희는 피임약도 먹지 말고 콘돔이나 피임기구도 쓰지 말고 임신해서 애를 낳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학교에 A교사의 사과를 요구하는 대자보를 붙이고, 이를 트위터에 알렸다.

학생들은 대자보에서 “학생들에게 느낀 성적 수치심을 주고 여성을 아이 낳는 기계처럼 묘사함으로써 여성 인권을 유린한 것에 대해 정식 사과를 요구한다”고 했다.

또 “10대 미혼모나 계획하지 않았던 임신으로 인한 낙태 문제, 고아 문제 등 학생과 사회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앞으로는 이런 일로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가 순전히 여성의 책임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학생에게 주입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학생들은 아울러 트위터를 통해 “(A 교사는) 저희를 애 낳는 자궁, 저출산의 원인으로 취급하고, 국력을 높이기 위해 콘돔 사용을 자제하고 피임을 하지 말라는 부적절한 언행을 보였으니 이를 공론화해 달라”고 요구했다.

학생들은 “모 선생님의 발언으로 인해 미투 운동을 시작했다. 학교 측은 해당 교사에 대해 징계하고 그 뇌의 내부 감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올렸다.

A교사는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교실을 돌아다니며 학생들에게 사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교육청은 지난 10일 해당 학교를 찾아가 사실 여부를 파악했으며, 학교 측은 회의를 열어 A교사에 대한 징계를 논의할 계획이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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