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ㆍ더미래硏 등 4곳
사건 배당 하루 만에 압수수색
수사권 조정안 檢 패싱 논란에
“靑에 수사 의지 내보인 것” 관측

검찰이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외유성 해외 출장 의혹과 관련해 출장비를 지원했던 한국거래소(KRX)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을 13일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은 우리은행 본사와 김 원장이 주도해 설립한 정책연구기관인 더미래연구소까지 총 4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졌다.

검찰의 이날 압수수색은 이례적이라 할 만큼 발 빠른 행보라는 평가다. 대검찰청이 서울남부지검에 사건을 배당한 지 하루 만인데다, 뇌물 등 특수수사를 전담하는 형사6부(부장 김종오)를 중심으로 특수·공안·형사부에서 1명씩 선발해 전담수사팀을 꾸리는 것과 동시에 이뤄진 강제수사이기 때문이다. 김 원장을 뇌물수수 등으로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 측에 대한 고발인 조사라는 절차도 과감히 생략됐다.

이를 두고 검찰이 야당 등의 무차별 공세에도 불구하고 ‘김기식 지키기’를 고집하고 있는 청와대를 향해 무언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검·경 수사권 조정안 논의 과정에서 주요 당사자인 검찰이 배제되고 있다면서 최근 문무일 검찰총장이 강하게 불만을 터뜨렸던 ‘검찰 패싱’ 논란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검찰 안팎에 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문 대통령이 이날 김 원장 행위가 위법이라는 객관적인 판정이 내려지면 사임토록 하겠다고 하자마자 검찰이 움직인 건데, 이는 검찰이 청와대 의도에 따랐다기보다 청와대에 검찰의 수사 의지를 내보인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배당) 하루 만에 전격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정치권과 시민단체로부터 고발장이 여러 건 접수되는 등 사실관계를 신속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김 원장은 2015년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시절 KIEP 지원을 받아 다녀온 미국과 이탈리아 출장을 포함, KRX와 우리은행 등 총 3건의 피감기관 지원에 따른 해외 출장이 대가관계에 따른 외유성 출장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뇌물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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