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호텔업계 이색 생존전략
지난 2월 개장한 도쿄 헨나호텔 긴자점에 설치된 여성 얼굴을 한 로봇. 헨나호텔 홈페이지 캡처.

일본 호텔업계가 6월 민박법 시행을 앞두고 개성을 앞세운 생존 전략으로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호텔 직원들이 가이드북에선 찾아볼 수 없는 현지인 체험을 안내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가 하면, 로봇을 활용해 투숙객의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하는 호텔도 인기를 얻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2일 고급 리조트업체인 호시노리조트의 새로운 시도를 보도했다. 이달 28일 홋카이도(北海道) 아사히가와(旭川), 다음달 9일에는 도쿄 오츠카(大塚)에 도심형 관광호텔 오모(OMO)를 개장한다는 내용이다.

이 오모 호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고(Go)-긴조(近所ㆍ근처)’라는 서비스다. 호텔 직원이 투숙객에게 현지 체험을 도와주는 것이다. 예컨대 ‘밤문화’가 테마라면, 프런트, 주방, 매점 등에서 일하는 호텔 정식 직원이 2시간 동안 1,000엔(약 1만원)의 가이드 요금을 받고 관광객들과 호텔 주변을 함께 걸으며 현지 명소들을 안내하는 방식이다. 가이드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알려진 맛집 순방과 차별화한 서비스다. 1인당 숙박요금도 5,000엔~7,000엔(약 5만~7만원) 수준으로, 숙박만 제공하는 기존의 비즈니스 호텔이나 민박과는 달리 확실한 접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로봇을 내세워 승부하는 호텔도 있다. 나가사키(長崎)현의 테마파크 하우스텐보스를 운영하는 HIS는 로봇을 활용한 ‘헨나(이상한)호텔’을 올해 도쿄에만 5개나 열 계획이다. 3~5년 후에는 전국에 100개 지점을 낸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지난 2월 문을 연 도쿄 긴자(銀座)의 헨나호텔에 들어서면 여성 모습의 로봇 2대가 “헨나호텔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정산기에서 수속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하며 투숙객을 맞이한다. 이 호텔에선 체크인과 체크아웃은 물론, 바닥청소와 유리창 청소에 로봇을 활용함으로써 인건비를 크게 낮췄다. 로봇의 도움으로 다른 도심형 호텔의 4분의1수준인 7명 안팎 인원으로 호텔을 운영한다.

치바(千葉)현 헨나호텔 마이하마(舞浜) 도쿄베이점에는 공룡 로봇이 안내를 맡기도 한다. 도쿄 디즈니랜드와 가깝다는 점에서 테마파크와 같은 분위기로 어린이 투숙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려는 것이다. 객실에도 로봇이 설치돼 있어 음성 인식으로 실내조명, 에어컨 등의 조작을 지원한다. 이 호텔을 운영하는 HIS 관계자는 “색다른 로봇을 투입하는 것은 무미건조한 자동화가 아닌 투숙객들의 흥미와 만족도를 중시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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