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3, 고입 지원부터 꼬여 ‘멘붕’

9일 오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원(왼쪽)들이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서울 일부 대학에 정시모집 확대를 요구한 교육부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오른쪽) 회원들 역시 같은 시간 수능정시확대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대입제도를 알아야 어느 고등학교에 보낼지도 결정할 수 있는데 답답하네요.” 중3 학부모 최모(43)씨는 11일 교육부의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 시안을 보고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중요성은 어느 정도인지, 정시 모집은 확대되는 건지 등을 알아야 딸을 일반고에 보낼지 자사고나 외국어고에 진학시킬지 결정하고 준비할 텐데, 시안에선 기본 방향조차 확인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최씨는 “국가교육회의를 통해 최종안이 마련되는 8월이면 이미 고입 원서접수가 코앞인데 그저 ‘알아서 준비하라’는 식인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대학입시는 단순하고 공정해야 한다’(지난해 12월 국가교육회의)는 문재인 대통령의 당부와 달리 교육부가 복잡다단한 시안을 내놓으면서 현장의 혼란은 커지고 있다. 수시ㆍ정시 통합, 전형 비중 조정, 원점수제 포함한 수능 평가 방식 원점 재검토 등 백화점식 제안으로 셈법이 복잡해진데다, 최종안 결정에 공론화 및 국가교육회의라는 변수가 생기면서 입시준비는 더욱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수원의 한 고등학교 교사 윤모(34)씨는 “지금 나온 제안만으로도 수십 가지 조합이 가능한데 그중 무엇이 가장 적절한 지 파악하는 건 4개월 안에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ㆍ시민단체들도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시안을 비판하고 나섰다. 진보 진영이 줄곧 주장해 왔던 수능 절대평가 확대와 보수 진영이 주장했던 정시 확대안을 모두 나열만 했을 뿐, 교육부가 어느 한 쪽에 힘을 싣거나 중장기적 철학을 담지 못했기 때문이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논평을 통해 “수능 절대평가 전면 도입,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 폐지 등 문재인 대통령 교육공약이 폐기된 것인지 명확히 밝히라”고 지적했다. 반면 시민단체인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은 “전 과목 상대평가 등 수능이 독립적인 전형요소로서 기능할 수 있는 정책을 시안에 분명하게 담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혼란을 잠재우려면 교육부가 뒤에 숨지만 말고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부가 어떤 목적으로 대입정책을 바꾸는지 기본 원칙부터 분명히 하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2ㆍ중3 학부모 김은정(45)씨는 “개개인의 의견 수렴까지는 바라지도 않으니 적어도 큰 아이 때 결정된 정책이 둘째 때도 유지되는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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