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서비스 사이트 유튜브에 고양이 학대 영상이 올라와 동물보호단체에 도움을 호소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한국고양이보호협회에 따르면 11일 협회 게시판에 20건이 넘는 신고 글이 올라왔고, 전화 제보도 이어지고 있다. 고양이 보호 활동을 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도 도움을 호소하는 글이 50건 이상 게시됐다.
10일부터 한 유튜브 계정에는 ‘고양이 학대’라는 제목으로 영상 3편이 잇따라 올라왔다. 영상에는 한 남성이 짧은 끈에 묶여 바닥에서 경련하는 고양이에게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 속 남성은 “4달러”라고 외치며 고양이를 때렸고, 고양이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내며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한국고양이보호협회 관계자는 “고양이가 예뻐서 하는 스킨십으로 보기 힘들고 명백히 학대로 보인다”며 “해당 유튜버를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동물보호법 개정안은 동물학대 범위를 고의로 사료나 물을 주지 않는 행위 등으로 확대했다. 고양이보호협회 관계자는 “예전에는 피를 보거나 고양이가 죽어야만 학대로 보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 개정된 동물보호법에서는 환경적인 학대도 학대로 보고 있다”며 “이 경우도 여기에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동물 학대 행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고양이 학대 영상을 올린 유튜버는 계정 이름을 바꾼 후 영상 삭제와 재등록을 반복했다. 현재는 계정이 해지된 상태다. 고양이보호협회는 “고양이 생사가 중요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이 계정 주인을 찾아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2월에는 고양이에게 끓는 물을 붓는 학대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논란이 됐다. 동물단체들은 SNS에 글을 올려 제보자를 찾았고, 경찰은 동영상 자료를 토대로 유튜버 A(25)씨 거주지를 확인했다. 당시 A씨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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