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김기식 논란 4가지 쟁점

재단에 ‘셀프 기부’ 가능하지만 후원금 땡처리 법 취지 반해
인턴이 정책비서 활동 문제 안돼… 각 의원실서 상당 재량권
‘아내가 기부금’ 조현문과 동문… 당시 국감 여야 모두 효성 질타

국회의원 재직 시절 각종 특혜 의혹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피감기관 지원으로 해외출장을 가거나 정치후원금을 자신이 속한 단체에 다시 후원한 것 등은 국회의 오랜 관행이었다고 주장하며 버티고 있다. 하지만 야당들은 도덕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할 시민단체 출신 인사가 할 얘기가 아닌 데다, 김 원장의 행태는 “관행을 넘어선 갑질이었다”고 반박하며 해임을 거듭 압박하고 있다. 양측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김 의원을 둘러싼 일련의 특혜 의혹은 국회 상식으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적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한 증권사 대표이사 간담회'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피감기관 지원 출장에 인턴 동행

통상 의원들의 해외 출장은 ▦국회 예산 보조 출장 ▦해외 기관 초청 출장 ▦정부산하기관ㆍ피감기관 예산 출장 ▦민간기업 예산 지원 출장으로 나뉜다. 피감기관의 비용 지원 자체가 이례적인 일은 아니란 얘기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출신인 우상호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17,18,19대 국회 상황을 보면 산하기관 비용으로 해외 출장 간 국회의원이 사실은 3분의 1은 된다”고 했다. 하지만 피감기관이 지원하는 해외 출장은 외유의 성격이 짙고 황제급 의전이 따라붙는 경우도 많아 가급적 꺼리는 게 최근의 기류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괜한 오해를 만들지 않기 위해 출장단 인원도 여야 동수로 맞추는 게 보통”이라고 했다.

여성 인턴을 대동해 유럽 현지 시찰을 다녀온 것도 국회 관행에 비춰 매우 이례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도 “현지에서 시찰에 동행하는 기관의 의전을 받기 때문에 통상은 보좌관도 대동하지 않는다”며 “혼자서, 그것도 인턴을 데리고 간 것은 상당히 특이하다”고 했다.

임기 말 정치자금 ‘셀프 후원’

김 원장이 의원 임기 말이었던 2016년 5월 29일 남은 정치후원금 가운데 5,000만원을 자신이 속한 민주당 의원모임 ‘더좋은미래’에 후원한 것을 두고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현행법상 남는 후원금은 공익법인에 기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국고에 반납해야 한다. 일단 더좋은미래는 국회사무처에 정식 등록된 재단법인이라 후원ㆍ기부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당은 이날 김 원장이 보좌진 6명의 퇴직금 명목으로 후원금에서 총 2,200만원을 인출한 것도 “땡처리 나눠먹기”이라며 문제 삼았다. 하지만 후원금 일부를 보좌진의 퇴직 위로 목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게 2008년 대법원의 판례다. 한 야당 의원은 “임기 말 남은 후원금을 이른바 땡처리 하는 것은 의원들 사이 공공연한 일”이라면서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법 취지에는 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턴까지 보좌진 업무 배정

김 원장이 의원 시절 인턴 김모씨에게 정책비서 업무를 담당하게 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 그러나 국회 인턴제 운영 지침과 여야 보좌진들의 말을 종합하면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국회 인턴제 운영지침에 따르면 “국회 인턴이란 한시적으로 각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국정감사 등의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사람을 말한다”고 적시됐다. 실제로도 각 의원실은 인턴 업무에 대해 의정 활동과 관계되는 범위 내에서 상당한 재량권을 갖게 된다. 인턴 신분으로 정책비서 업무를 3년간 담당했던 한 보좌진은 “정무위처럼 정책업무가 중요한 상임위에서는 인턴이 정책비서 활동을 하는 일이 문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로비성 후원금 받고 청탁 질의?

김 원장이 효성그룹의 경영권 분쟁에 개입해 조현문 전 부사장 측에 유리한 의정 활동을 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2015년 조 전 부사장의 아내 이모씨로부터 기부금 최고 한도인 500만원을 받은 게 의혹의 근거다. 김 원장은 조 전 부사장의 서울대 인류학과 동문 선배이기도 하다. 당시는 조 전 부사장이 친형인 조현준 회장을 횡령ㆍ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였다. 하지만 그 해 9월 15일 국정감사 속기록을 보면, 여야 의원 모두 조 회장의 횡령ㆍ배임 문제를 질타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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