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18개 범죄 혐의로 구속 기소
前대통령으론 4번째 피고인 불명예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달 1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DAS) 회삿돈 349억원 횡령 및 110억원대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전직 대통령으로는 헌정 사상 네 번째 피고인이 돼 법정에 서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박 전 대통령에 이어 전전(前前) 대통령까지 잇달아 뇌물 범죄 피고인으로 법원 판단을 받게 되는 불행한 역사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9일 이 전 대통령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조세포탈,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18개 범죄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4월~2011년 9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등을 통해 김성호ㆍ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측으로부터 특수활동비 7억원을 상납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로부터 다스 미국 소송비 585만달러(한화 67억여원),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22억5,000만원 및 1,230만원 상당의 양복에다 대보그룹(5억원) 김소남 전 의원(4억원), ABC상사(뉴욕제과ㆍ2억원), 능인선원(3억원)으로부터 금품을 받는 등 모두 111억여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또, 다스 전ㆍ현직 임직원과 이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과 다스 협력업체 금강 대표 이영배씨 등의 진술, 차명재산 관리 장부 등을 근거로 이 전 대통령을 다스 실소유주로 결론을 내고, 이 전 대통령이 1991~2007년 다스 회삿돈 349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도 공소장에 적시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 비자금과 뇌물을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에 보관ㆍ관리하며 대선 경선 과정에 사용하거나 자녀 생활비, 보험료, 차명 부동산 관리비 등으로 쓴 것으로 파악했다. 2012년 특검 수사에서 이 전 대통령 아들 시형씨가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대금 중 6억원을 “(큰아버지) 이상은 다스 회장으로부터 빌렸다”고 한 것과 달리, 이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로부터 받은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청와대 등을 동원해 다스 미국 소송이나 처남 김재정씨 사망 후 상속 관련 업무를 하게한 혐의, 청와대 문건 3,402건을 무단 유출ㆍ은닉한 혐의도 포함됐다. 검찰은 기소 후에도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이나 청와대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에 대해서도 수사해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수사를 지휘해온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이 전 대통령의 조사 불응으로 확인하지 못한 사항들은 피고인 신문 절차를 통해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가 맡게 됐다. 법원 관계자는 “사안의 내용, 국민적 관심 정도 등에 비추어 적시 처리가 필요한 중요사건으로 선정됐다”며 “관련 규정에 따라 관계되는 재판장들과의 협의를 거쳐 전자적 방법으로 배당이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측근들을 통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짜맞추기 표적수사”라며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4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이명박 정부 청와대 수석ㆍ비서관ㆍ행정관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검찰조사를 받았다. 가히 무술옥사(戊戌獄事)라 할만하다”고 검찰 수사를 비난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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