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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퍼니 인사이드] 참치서 식용류ㆍ밀가루까지… 사조, 전방위 M&A로 종합식품회사 우뚝

입력
2018.04.09 0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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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우 회장 2004년 경영복귀 후

‘해표’ ‘대림’ ‘오양’ 차례로 인수

14년간 10건 이상… 덩치 키워

지난해 전체 매출 3조5000억원

장남으로 경영승계도 상당 진척

사조 평택 공장 전경. 참치 원양업으로 시작한 사조는 2004년부터 해표, 오양, 동아원 등 다양한 식품회사를 인수하며 종합식품회사로 발돋움 했다. 사조그룹 제공
사조 평택 공장 전경. 참치 원양업으로 시작한 사조는 2004년부터 해표, 오양, 동아원 등 다양한 식품회사를 인수하며 종합식품회사로 발돋움 했다. 사조그룹 제공

2016년 사조그룹이 밀가루 가공 유통사 `동아원(한국제품 포함)`을 인수하자 국내 IB(투자은행) 업계의 눈과 귀가 사조그룹에 쏠렸다. 참치 원양어업으로 회사를 시작한 사조그룹이 최근 몇 년 새 왕성한 식욕을 보이며 다양한 회사를 지속해서 인수ㆍ합병(M&A)해왔기 때문이다.

사조는 2004년 식용유로 유명한 ‘해표’ 인수를 시작으로 2006년 어묵 회사 ‘대림’, 2007년 맛살 회사 ‘오양’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종합식품 회사로의 위상을 갖춰갔다. 2010년대 들어서는 남부햄과 축산기업 화인코리아를 인수한 데 이어 동아원 인수로 밀가루 가공업과 애완견 사료 사업까지 진출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참치 관련 사업만 하던 사조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10년 사이 식품산업 전방위로 확대됐다”며 “참치 관련 매출은 4,000억원대 불과하지만 그룹 전체 매출은 3조원이 넘어 이제는 종합식품 회사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1971년 설립된 사조가 대중들 눈에 각인된 것은 참치캔 사업을 시작한 1988년부터다. 당시 국내 참치캔 시장을 장악하던 동원에 맞서 사조는 지방은 낮고(low), 단백질은 높다(high)는 ‘로하이’참치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주진우 사조 회장은 당시 광고비로는 파격적인 100억원을 쏟아부으며 단숨에 시장 점유율을 40%까지 끌어 올렸다. 사조참치캔의 초장기 연매출이 40억원 정도였던 점을 감안하면 사조가 참치캔 시장 확대에 얼마나 공격적으로 나섰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주 회장이 1996년 15대 국회의원(경북 성주ㆍ고령) 배지를 달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로하이 참치 성장세가 주춤해졌다. 현재 국내 참치캔 시장은 동원이 70%를 차지한 가운데 사조와 오뚜기 등이 15% 정도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사조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것은 주 회장이 2004년 16대 국회를 끝으로 정계를 떠나 사조그룹 회장으로 경영일선에 다시 복귀하면서부터다. 주 회장은 한국제분의 수산부문 인수를 시작으로 14년간 10건 이상의 M&A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회사 덩치를 크게 불렸다. 2004년 1,926억원에 불과했던 사조산업 매출은 지난해 4,47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M&A한 회사를 모두 포함한 그룹사 전체 매출규모는 지난해 약 3조5,000억원으로 4조원대 돌파도 넘보고 있다.

경영권 승계 작업 역시 상당히 진척된 상태다. 사조그룹의 후계구도 중심에는 주진우 회장의 장남인 주지홍 상무가 있다. 주 상무는 2006년 입사한 뒤 2015년부터 사조씨푸드와 사조해표 등 주요 계열사 등기임원으로 활동하며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했다. 회사에 대한 지배력도 주 회장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룹 모태인 사조산업의 개인 최대주주는 주진우 회장(14.94%) 이지만 실질 지배력은 주 상무가 더 높다. 주지홍 상무는 비상장 계열회사 ‘사조시스템즈’의 최대주주(39.7%)인데, 그룹 모태인 사조산업의 최대주주는 바로 이 사조시스템즈(23.75%)다. ‘주지홍 상무→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완성된 것이다. 이러한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편법승계와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경영권 승계 과정의 핵심 역할을 맡은 사조시스템즈 매출의 70% 이상이 계열사 거래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조가 아직 대기업 집단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별도 제재를 받지는 않는다.

사조그룹 관계자는 “후계구도와 관련해 회사가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는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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