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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무역전쟁’ 위협 가하는 트럼프… 설계자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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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무역전쟁’ 위협 가하는 트럼프… 설계자는 누구?

입력
2018.04.0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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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 백악관서 “대중 강경행동 나설 때” 주장

트럼프, 곧바로 “중국의 美 지적재산권 침해 조사”

지인들 “상대 괴롭혀 협상 전략… 트럼프와 닮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우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왼쪽부터).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우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왼쪽부터).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계 주요2개국(G2)인 미국과 중국 사이에 무역 전쟁의 전운이 고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 방아쇠를 당기도록 한 배경에는 로버트 라이트하우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방침에 중국이 맞불을 놓겠다고 하자 미국은 두 배의 관세 폭탄을 퍼붓는 보복 조치를 취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는데, 이러한 ‘트럼프발(發) 대중 무역전쟁 위협’의 설계자가 바로 라이트하우저라는 것이다.

WSJ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대중 무역 정책이 구체화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8월 백악관 회의였다. 당시만 해도 “큰 주목을 끌지 못했던” 인물인 라이트하이저 는 백악관 보좌관과 각료들에게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현황을 정리한 차트를 보여주면서, ‘중국이 정책 변화를 자주 약속했지만 실천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한 공식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미국이 수년 동안 중국과 무역 협상을 하며 거의 결실을 보지 못했으니, 이제는 중국에 ‘대립적인 접근’을 취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효과는 곧바로 나왔다. 그로부터 며칠 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미국의 지적 재산권을 침해했는지 조사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라이트하우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두터운 신뢰가 형성됐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팀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라이트하우저의 역할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당시 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은 과거 중국과의 협상에서 성과가 없었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무역 적자 증가를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현재 미ㆍ중 간 무역전쟁이 현실화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시 주석의 경제책사인 류허(劉鶴) 부총리와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라이트하이저의 지인들은 그가 트럼프 대통령과 스타일 면에서 상당히 닮았다는 증언을 내놓고 있다. 전직 무역 관리인 윌리엄 라인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트럼프와 라이트하이저는 뜻이 잘 통한다”며 “괴롭히고 협박하고 위협해서 상대방을 약화시킨 다음, 거래를 성사하는 게 그들의 협상 전략”이라고 말했다. 친형인 짐 라이트하이저는 동생의 접근법에 대해 “직접적”이라면서 “그는 미묘한 차이를 두고 많은 시간을 쏟지 않는다”고 전했다.

라이트하우저의 이러한 급부상은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 출범 당시의 예상과는 다른 것이다. 당초 트럼프 정부의 대중 경제정책을 이끌어 갈 핵심 관료로는 과거 중국에서 사업한 경험이 있는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꼽혔었다. 그러나 로스 장관이 중국과의 협상 후 내놓은 패키지가 종전 제안들을 재포장한 수준에 불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묵살당한 뒤 존재감이 흐릿해졌다고 WSJ는 전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라이트하이저는 (로스 장관과는) 대조적으로 트럼프 행정부 내의 파벌 싸움 속에서도 무역에 대한 첨예한 의견 대립 차이를 좁히는 데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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