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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CEO 자사주 매입 부질없는 은행주, 김기식 리스크?

입력
2018.04.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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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취임식에 입장하고 있다. 류효진기자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취임식에 입장하고 있다. 류효진기자

은행권 최고경영자(CEO)들이 월급, 마이너스통장 등을 동원해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습니다. CEO들은 책임경영 의지를 시장에 드러내는 차원에서 주식을 사곤 합니다. 특히 실적 발표가 끝난 뒤엔 내부 정보 이용 오해도 피할 수 있어 적극적으로 사들이지요. 바로 요즘이 그런 때입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근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가장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샀습니다. 지난달 30일 1,000주를 주당 5만9,900원에 매입했습니다. 2011년 KB금융 부사장 시절부터 무려 18번째, 2014년 회장 취임 후 9번째 입니다. 이렇게 총 1만6,000주의 KB금융 주식을 보유 중입니다. 시가로는 9억원에 달합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도 지난달 7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1억5,000만원어치 주식을 샀습니다. 이때 손 행장은 일시적으로 현금이 부족해 마이너스통장도 이용했다고 합니다. 노성태, 신상훈 사외이사도 각각 5,000주를, 박상용 사외이사도 1,000주를 매입했습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우리은행 주가가 글로벌 증시 하락 영향으로 본질 가치 대비 과도하게 하락했다”며 “손 행장이 은행 실적에 대한 자신감과 주가 부양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매입에 나섰고 사외이사들도 같은 취지로 동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도 지난달 말 2,171주를 사들여 총 1만2,000주(약 5억4,000만원어치)를 보유 중입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1만3,419주를 갖고 있습니다.

금융권 CEO들이 최근 들어 잇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과도하게 떨어진 주가를 상승 반전 시키기 위한 무언의 ‘호소’이기도 합니다. 시장에 “경영을 잘 하고 있고 앞으로도 자신 있으니 주식 좀 사 달라”는 표현인 것이죠.

실제 은행주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7월 26일 1만9,550원(종가 기준)을 찍기도 했지만 이날 1만3,800원으로 폭삭 주저 앉았습니다. 코스피가 이 기간 불과 0.4% 감소하는 사이 우리은행은 무려 29.4%나 빠진 것입니다. 다른 금융주도 코스피에 비해 심하게 하락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올 들어 코스피는 미ㆍ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경제상황의 영향을 받아 1.76%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9.9%) KB금융(-8.4%) 하나금융(-15.7%) 등은 더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모두 지난해 순이익 2조~3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점을 감안하면 의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증권가는 은행주가 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생산적 금융을 위한 자본규제안 확정, 가계대출 억제 본격화 등 규제 분위기가 계속되는데다 채용비리 이슈로 지배구조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다”며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 취임 이후 이런 규제 분위기가 한층 강화될 것이란 우려도 확산돼 장기 전망은 밝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적어도 은행주에 있어선 실적보다 ‘김기식 리스크’가 더 큰 셈입니다. 때문에 증권가에선 굳이 은행주에 접근하려면 1분기 호실적에 기댄 ‘단기’ 투자를 노려보라고 합니다. 은행주의 굴욕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습니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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