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가 궁금해?] 판 커진 6ㆍ13 지방선거

# 安, 7년 전과 딴판으로 달라져
‘박원순 피로감’ 부각 어그러진
한국당은 ‘2등 전략’으로 접근

# 김태호에 김경수 평가 물어보자
“신중하고 합리적” 자신감 보여
보수 몰락 상황서 재기 노릴 듯

# 안희정 성폭행 파문 덮친 충남
이인제, 경륜과 ‘피닉제’ 이미지
여야 승패 판단은 아직 어려워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4일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6.13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미지근하던 6ㆍ13 지방선거 분위기가 들썩이고 있다. 뒷짐을 지고 있던 중량급 인사들이 잇따라 샅바를 동여매고 선거판에 뛰어들면서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은 2011년 양보한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하려 7년 만에 박원순 시장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과 자유한국당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여야의 자존심을 걸고 ‘낙동강 벨트’를 차지하기 위한 혈투를 벌인다. 두 달여 앞두고 비로소 활기를 띠기 시작한 지방선거의 뒷얘기를 풀어놓기 위해 국회팀 기자들이 카톡방에 모였다.

올해도 가을야구(가야)=안철수 위원장의 ‘7년 전 양보’가 서울 유권자의 선택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당나귀)=7년 전 안철수와 지금의 안철수가 같은 사람일까요. 범 진보진영을 이끌다 지난 대선에서는 중도 후보를 자처했고, 지금은 범 보수의 대표 주자를 향해 달려가고 있죠. 국민적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새 정치’ 바람을 몰고 다니던 안철수는 이미 옛날 얘기라는 겁니다.

호밀밭의 세탁기(세탁기)=안 위원장을 ‘7년 전 안철수’에 묶어두는 전략은 이제 안 먹힙니다. 이후 안 위원장은 ‘간철수’에서 ‘강철수’로 진화하며 정치인으로서 입지를 다졌으니까요. 박 시장과의 차별화 전략은 과거가 아닌 미래를 향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여의도 구공탄(구공탄)=박 시장이 안 위원장에게 부채가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죠. 시민들도 당연히 박원순과 안철수를 함께 연상하면 당시 일을 떠올리고요.

광화문 찍고 여의도(찍고)=안 위원장 측에서는 양보론을 꺼낼 생각이 전혀 없어요. 7년 전 적임자라고 치켜세웠던 박 시장과 이제 와서 경쟁하겠다고 나서는 건 앞뒤가 맞지 않으니까요.

사이다 말고 탄산수(탄산수)=양보할 때는 언제고, 이제와 물어내라고 하면 옹색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겠죠.

가야=한국당은 경기지사를 지낸 김문수를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웠는데요. 유권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당나귀=‘2등 전략’입니다. 민주당을 꺾는 게 아니라 바른미래당에 2등 자리만 뺏기지 않으면 된다는 겁니다. 2020년 총선까지 이어질 보수 재편을 염두에 둔 포석이죠. 욕을 먹을수록 보수가 결집하고, 30% 정도 득표율로 2등은 한다는 계산입니다.

구공탄=황당하죠. 경북 영천 출신에 정치적 고향은 경기도인 김 전 지사가 서울시장 후보라니요. 한때 합리적 보수의 상징이었던 김 전 지사가 마치 극우 세력의 아이콘으로 옮겨가면서 안타까워하는 시선이 적지 않습니다. 과거의 아픈 기억들 때문인 것 같아요. 2012년 대선후보 경선 때는 경북에서 ‘왜 박근혜를 비판하느냐’고 유권자들에게 멱살 잡힐 뻔했고, 2016년 20대 총선 때는 대구 수성갑에 나섰다가 김부겸 민주당 후보에게 무참히 깨졌으니까요.

세탁기=반대로 오히려 합리적인 선택 아닐까요. 한국당 후보로 출마설이 제기된 인사들이 모두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새 인물을 내세워 박원순 시장의 ‘3선 피로감’을 부각시키려 했던 한국당의 전략은 어그러졌습니다. 게다가 배신자 집단이라고 매도한 바른미래당에서는 안철수라는 굵직한 후보가 나섰죠. 선거에 접어들면 결국 ‘진보 대 보수’ 프레임으로 양극화되고, 그러면 태극기 집회까지 참여했던 김문수 전 지사가 보수를 결집하는 간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 같아요.

가야=한국당이 재선 경남지사를 지낸 김태호 후보를 다시 경남에 차출하는 건 평가가 어떻나요.

세탁기=김태호 전 지사 출마설이 불거진 날이었습니다. 김 전 지사에게 경쟁자인 김경수 의원에 대해 물었더니 “결도 곱고 신중하고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의외의 답변을 들었습니다. 경남지사 경험자로서의 자신감과 배포를 느꼈죠.

구공탄=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가장 확실한 카드를 선택했다고 봐야죠. 김태호 전 지사로서는 2012년 국회에 입성했지만 중앙 무대에서 후퇴한 느낌을 지울 수 없을 겁니다. 보수가 몰락한 상황에서 경남지사는 재기의 발판이 될 수 있죠.

탄산수=김태호 전 지사의 등판으로 민주당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최근 만난 의원들이 “김경수에게 지사 출마를 부추겼는데 상대편에 김태호가 나올 줄은 몰랐다”며 “미안해지게 생겼다”는 이야기를 농담처럼 하더라고요. 6년 전 김해을 총선 맞대결에서 김 의원이 김 전 지사에게 패한 적도 있죠.

가야=칠순이 넘은 이인제 한국당 의원이 ‘젊은 충남’을 내걸고 도지사에 출마했는데요.

세탁기=여권에서 ‘올드보이’ 프레임을 가동하니, 그에 맞서 ‘젊음’을 억지로 강조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6선 국회의원과 두 차례 대선 후보를 지낸 경륜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행 파문이 가시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면 승패를 섣불리 판단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윤중로엔 벚꽃이=‘젊은 충남’은 조금 많이 나간 것 같습니다. 사실 젊은 층은 이인제 후보를 불사조, 즉 ‘피닉제’라는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죠. 정치를 오래했다는 겁니다. 거기서 젊음을 뽑아내기는 어렵죠. 물론 그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유권자들에게는 어필할 수 있는 카드입니다.

구공탄=이 후보는 올드보이의 ‘올드’는 빼고 ‘보이’라고 해준 데 감사했다고 하네요. 아직도 마음만은 젊기 때문에 젊은 충남을 내걸었나 봅니다. 마음과 세월은 반비례하나 보네요.

가야=격전지만 부각되면서 민주당은 대구ㆍ경북(TK)을, 한국당은 호남을 방치하는 것 아닌가요.

당나귀=민주당의 TK 공략전은 아직 본격화하지 않았습니다. 한국당이 선수를 확정하지 못한 탓이죠. 당장은 수비를 탄탄히 하면서 역습의 기회를 노리고 있는 듯합니다. 바른미래당까지 라인업이 확정되면 범 보수 수비라인에 틈새가 벌어질 겁니다. 단 한번의 역습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면 신승도 가능하다는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구공탄=한국당은 지금 호남을 돌아볼 겨를이 없습니다. 텃밭만 사수해도 본전 찾기인데 호남까지 신경 쓰는 건 사치 아닐까 싶네요.

탄산수=의미 있는 시도가 없진 않습니다. 민주당 박주민ㆍ안민석 의원은 ‘뭉쳐야 뜬다’는 제목으로 TK와 서울 강남 등 이른바 ‘험지’만 순회하며 토크콘서트를 하고 있어요. 당장의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긴 어려워도, 지역 당원들에게 무기력 대신 의욕과 희망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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