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최저기준 폐지, 정시 확대

대학들, 입맛대로 적용 움직임

생기부, 수시, 수능 모두 준비 부담

정시 확대 땐 재수생 늘어 큰 타격

지난해 11월 17일 서울 용산구 용산고에서 고3학생들이 2018학년도 수능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나한테 맞는 1개 대학에 ‘올인’할 수도, 그렇다고 내신 점수와 학생부 비교과, 수능에서 전부 상위권을 유지해서 모든 전형에 대응할 수도 없는데 큰일이에요.” (서울 동작구 고2 백모양)

교육부가 2020학년도 수시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하고 정시 모집인원 확대할 것을 주요대학에 요구했지만, 대학마다 각각 다른 대응을 내놓으며 고2 학생들의 대입 셈법이 복잡해졌다. 교육부는 학생ㆍ학부모의 대입 부담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땜질 식 처방을 줄줄이 내놓고 있지만, 막상 대학들의 대응은 엇박자를 내며 되레 3중고(학교생활기록부, 수시, 수능 모두 준비)만 더 커지게 됐다는 비판이 크다.

4일 교육계에 따르면 고2 교실은 대학 입시를 1년 6개월여 남기고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정부가 대입 개편안을 1년 유예하면서 새로운 대입 개편안 첫 적용을 받게 되는 현 중3, 그리고 불똥은 피했지만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적용을 받는데다 재수가 쉽지 않아진 현 고1이 지금까지는 대입정책 변화의 희생양으로 지목됐지만, 이제는 고2도 그에 못지 않은 충격을 떠안게 됐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우선 상위권 대학의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 방식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고2 학생들은 더욱 복잡한 수시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연세대는 교육부 권고에 따라 2020학년도에 정시 확대와 수시 최저학력 기준 폐지를 확정했지만, 고려대는 정시 확대 가능성은 열어두는 대신 최저학력 기준은 폐지하지 않는 쪽으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서강대ㆍ중앙대ㆍ한국외대ㆍ한양대 등도 최저학력기준을 소폭 완화하거나 유지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 연세대 수시는 내신성적이 1ㆍ2등급대인 일반고 학생들이, 고려대는 내신이 이보다는 낮은 특수목적고 학생이나 일반고 중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하는 식으로 전략이 뚜렷하게 갈릴 것이란 게 입시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서울의 고교 교사 이모(30)씨는 “상위권 대학의 움직임이 학생들의 전략을 짜는 데 중요한 변수가 되는데, 고2 첫 필기고사를 한달 앞두고 대학마다 엇갈린 행보를 보이니 분위기가 몹시 어수선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다수 대학이 2020학년도에 정시 확대를 확정할 경우 재수생 및 반수생(대학 재학생이면서 다시 수능을 치르는 학생)들이 다수 뛰어들 수 있다는 점도 고2에겐 큰 부담이다. 이러다 보니, 현 고2는 수능은 물론 수시, 학생부 등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2019학년도 대입에선 수시 비중이 80% 육박하기 때문에, 수능에 강점이 있는 고3의 경우 정시 비중이 커지는 2020학년도 재수를 노릴 확률이 커진다”며 “재수생들이 수능에선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되면 고2 학생들에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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