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민 김생민이 자신이 출연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할 뜻을 밝혔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10년 전 있었던 성추행을 인정한 방송인 김생민(45)이 출연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겠다고 3일 밝혀 방송가에 비상이 걸렸다. 김생민이 출연 중인 방송이 10개에 달해 촬영분을 재편집하고 후임자를 찾아야 하는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길게는 20년 이상 출연하며 프로그램의 간판 역할을 한 경우도 적지 않아 ‘김생민 쇼크’는 꽤 오래갈 전망이다.

KBS는 김생민이 고정출연 중인 KBS2 예능프로그램 ‘김생민의 영수증’을 사실상 폐지하기로 했다. 이날 KBS는 “김생민의 입장 발표를 접하며 해당 연예인의 프로그램 하차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하게 됐다”며 “김생민의 캐릭터가 중요한 만큼 부득이 이번 주부터 방송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절약을 강조하며 ‘통장 요정’으로까지 불린 김생민의 짠돌이 이미지에서 착안한 tvN 여행예능프로그램 ‘짠내투어’는 이번 주 방송을 결방하고 향후 방송에서는 김생민의 출연 장면을 최대한 편집할 예정이다. 프로그램 폐지 여부까지는 아직 논의되지 않고 있지만, 프로그램의 큰 축이었던 김생민이 빠지면서 난감해졌다. 김생민이 최근 출연하기 시작한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은 이번 주부터 김생민의 촬영 분량을 편집해 방송한다.

KBS2 ‘연예가중계’와 MBC ‘출발 비디오여행’, SBS ‘동물농장’은 더욱 난감하다. 세 프로그램 모두 김생민이 20년 안팎으로 출연한 장수 프로그램이다. ‘연예가중계’의 이번 주 녹화는 김생민 출연 부분이 없어 제작진이 다음주 출연 여부를 논의 중이다. ‘동물농장’은 하차를 확정하고 이미 촬영한 김생민 분량을 편집해 방송한다. 김생민은 세 프로그램에서 주로 코너 진행자로 활약해 대체 인물을 찾으면 방송에는 큰 차질이 없겠지만, 김생민이 장수 출연자로 프로그램의 간판 역할을 해와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김생민이 성추행 보도 직후 잘못을 인정하면서 방송사도 비교적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김생민 성추행 사건도 부당한 일들을 방송사가 축소·은폐하는 문화 속에서 발생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방송사는 프로그램에 도움이 되는 연예인일수록 문제가 터져도 적극 보호하고 은폐하려 해왔다”며 “오랫동안 계속 돼 온 방송사의 안일한 태도가 곪아있던 문제를 터트렸다”고 꼬집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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