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되는 문재인 케어 논란

#문재인 케어 두고 ‘1대 多’ 구도
의협 “22, 27, 29일 중 집단행동”
“우리나라만 유독 의사에 독점권”
병협ㆍ한의협 등은 의협에 비판적
정부, 협상서 ‘의협 패싱’ 가능성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문재인 케어’를 두고 의사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가 ‘1 대 다(多)’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전면휴업 등을 예고하며 정부를 향해 싸움을 선포했지만, 정작 한의사, 약사 등은 물론 병원장들까지도 그들에게 등을 돌리며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인 것이다.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결과이지만, 지금까지 의협이 누려온 독점적 권한이 많았던 데다 이번 역시 무리한 주장을 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는 ‘자업자득’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러다 정부와의 협상에서도 의협을 제외하는 ‘의협 패싱(passing)’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은 이달 22, 27, 29일 중 전 의료계가 동참하는 총궐기대회, 집단휴진 등 집단행동을 계획하고 있다. 정부가 이날부터 상복부 초음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의협과 제대로 된 조율없이 강행했다며 전면전을 선포하고 나선 것이다. 최대집 의협 회장 당선자는 정부와의 대화 중단을 선언하며 “의료활동을 멈춰서라도 문재인 케어를 강력하게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료계 내에서도 의협에 우호적인 집단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등은 아예 손을 잡고 의협을 상대로 전선을 구축하는 모양새다.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의료계 기득권 해소를 위해 약사회, 간호사협회 등 직능단체와 연대하겠다. 의료계에도 적절한 견제와 균형이 있어야 한다”며 의협을 작심 비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의사에게 독점권을 부여해 의사만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데 의사가 거부하면 대체재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월 초에는 한의사협회와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등이 “문재인 케어 실무협의체에 치의계, 한의계, 약계의 참여도 보장해야 한다”며 공동 성명을 내기도 했다. 역시 의협에 대한 견제의 성격이 강했다.

대형병원들이 중심인 대한병원협회(병협)조차 개원가가 중심인 의협과 확실히 선을 긋고 있다. “정부와 꾸준한 대화를 통해 협상을 지속할 생각”이라는 게 병협의 입장이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추산하는 의학적 비급여 항목의 급여화 비용은 총 5조7,000억원인데 이 중 병원급이 4조5,000억원, 의원급이 1조2,000억원에 해당한다. 무작정 반대하고 있는 의협과 달리 병협은 협상을 통해 실익을 챙기는 것이 더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선 이러다가 의협이 정말 고립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복지부는 올해 상급병실료, 어린이 충치치료,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의 급여화를 추진할 계획인데 의협이 협상 불가 방침만 고수할 경우 병협과 개별 의학회를 중심으로 협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사들이 독점적 면허를 가지고 있고, 타 직역이 대체하기 어려운 전문 영역인 만큼 공급자 단체인 의협의 힘을 무시하긴 어려울 거란 의견도 여전히 많다. 의협이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도 이렇게 초강수를 두는 것도 이런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 상급종합병원 소속 교수는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사 등이 연대해도 의사들의 전문 영역에 대해서까지 협상할 수는 없다”며 “다만 10만여명의 활동 의사 중 약 6% 지지로 당선된 최대집 의협 회장이 이끄는 지도부가 의사사회 내부의 목소리를 모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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