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예술단 평양서 ‘봄이 온다’ 공연
金, 北 최고지도자론 첫 남측 공연 관람
“가을에는 서울서 공연하자” 제의도
1일 오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봄이 온다'라는 주제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에 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행사장에 입장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오른쪽은 도종환 문체부 장관. 평양공연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1일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을 직접 관람했다. 이는 북한 최고 지도자 최초의 남측 예술 공연 관람이다. 뿐만 아니라 남측 언론에 김정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낸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4ㆍ27 3차 남북 정상회담의 사전행사인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봄이 온다’가 이날 오후 6시 30분(평양시간 오후 6시)부터 약 2시간 10분간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렸다. 1,500여명의 평양 시민이 극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조용필을 비롯해 이선희, 최진희, 윤도현, 백지영, 레드벨벳, 정인, 서현, 알리, 강산에, 김광민 등 총 11팀이 무대에 올랐다. 사회는 서현이 맡았다.

이날 공연장 분위기를 압도한 것은 단연 김 위원장 부부의 등장이었다. 오후 6시 50분쯤 장내 아나운서가 관객석 2층 귀빈석에 자리한 김 위원장 부부를 소개하자 관람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김창선 서기실장 등도 공연을 함께 관람했으며 남측 예술단을 이끌고 방북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김 위원장과 나란히 앉았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오후 6시 40분 공연장에 도착했으며, 우리 측에서 도 장관, 김상균 국가정보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예술단장 윤상씨 등 4명이 현관에서 김 위원장을 맞았다. 김 위원장은 이들과 차례로 악수하고 인사를 나눈 뒤 가벼운 얘기를 나누며 2층 공연장으로 입장했다.

도 장관은 공연이 끝난 뒤 남측 취재진과 만나 “(김 위원장이) 남측 공연이 진행되는 중 노래와 가사에 대해 물어보는 등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한 출연진은 김 위원장이 “문화예술 공연을 자주 해야 한다. 남측이 ‘봄이 온다’라는 공연을 했으니 가을엔 결실을 갖고 ‘가을이 왔다’라는 공연을 서울에서 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내가 레드벨벳을 보러 올지 관심들이 많았는데 원래 모레(3일 남북합동공연) 오려고 했는데 일정을 조정해서 오늘 왔다”고 말했다고 출연진은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북남이 함께하는 합동공연이 의의가 있을 수 있으나 순수한 남측 공연만 보는 것도 의미 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합동공연을 보셨는데 단독공연이라도 보는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말했다고 정부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공연에 참가한 남측 가수들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공연을 끝낸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한 멤버는 “리설주 여사는 앉아 계시고 김 위원장은 박수를 막 치셨다”며 “(김 위원장이) 어렴풋이 보이는데 어휴…(긴장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 부부는 공연 관람 중 박수를 치는 모습이 포착됐고, 공연 뒤 출연진과 일일이 악수하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당초 오후 5시 30분 예정됐던 이날 공연은 시작 시간을 두 차례 바꾸는 소동을 거쳐 오후 6시 30분 시작됐다. 보다 많은 사람들의 관람 편의를 위해 공연 시간을 늦췄다는 게 북측 설명이었으나 김 위원장의 참석 때문에 시간을 조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평양공연공동취재단

관련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