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 해역서 참치잡이 어선 피랍
정부, 협상 요구 기다리는 상황
엠바고 풀고 공개한 배경도 관심
문무대왕함 16일쯤 현장 도착
2011년 8월 청해부대 8진 문무대왕함(4천400t)이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서 해군 장병들과 가족들의 환송을 받으며 아덴만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인 선원 3명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가나 인근 해역에서 해적에 의해 납치돼 현재까지 소재불명이다. 사건 발생 6일이나 경과했지만, 납치된 한국인 3명의 위치와 상태, 납치 세력의 요구사항은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최종 구출시까지 엠바고(보도유예)를 요청했던 정부가 돌연 관련 내용을 공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1일 “나이지리아 해적으로부터 협상 제의가 들어오는 등 진전사항이 아직 없다”며 “현재 외교부는 정보당국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한국 국적 선원의) 소재지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인 3명 등을 태운 450톤 급 참치잡이 어선 마린711호는 지난달 26일 가나 해역 인근에서 나이지리아 해적에 의해 납치됐다. 나이지리아 해군 함정 2척이 선박을 뒤쫓았지만, 이에 압박을 느낀 해적은 배를 포기하고 스피드보트에 한국인 3명 등을 태워 공해상으로 달아났다. 해적이 이용한 스피드보트는 일반 선박에 비해 2배 이상 속도가 빠르고, 크기가 7m 정도로 작아 추적이 어렵다.

정부는 해적으로부터 협상 요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3~4개월간 기니만에서 발생한 납치사건에서 해적들이 유류, 선원의 금품을 탈취한 후 풀어주는 경우가 많았다고 정부 당국자가 분석했으나, 최근 가나 부근 해역에서 납치된 인도 선박의 경우 해적으로부터 3만 달러의 몸값을 요구 받은 바 있다.

한편 외교부는 지난달 27ㆍ29일 두 차례에 걸쳐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며 최종 구출시까지 엠바고를 외교부 기자단에 요청했으나, 돌연 입장을 바꿔 31일 홈페이지에 보도자료를 게재하며 사건을 공개했다. 통상 납치사건의 경우, 관련 사실의 공개는 납치 세력과의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보도를 유예해왔다.

외교부 피랍 사실 공개 직후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기자단에 문자를 보내 문재인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에서 돌아온 지난달 28일 청해부대 급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청와대 발표를 위해 외교부가 한발 앞서 엠바고를 해제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외교부는 관련 내용을 공개한 데 대해 “외신에 관련 내용이 많이 보도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공개 시점 이전까지 피랍 관련 기사는 가나 지역 언론을 포함, 5일 동안 10여건에 불과했다. 현장으로 출발한 청해부대 문무대왕함도 16일이나 돼야 도착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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