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챔프전 6차전 이기면 4개국 제패
중국 언론 “선수들 김연경에 배워라”
중국 여자배구 슈퍼리그를 평정한 상하이 김연경. 우승까지 단 1승만 남겨놓고 있다. 김연경 트위터

선수 한 명이 팀을 얼마나 바꿀 수 있겠나.

여자배구 김연경(30)이 지난해 5월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로 이적했을 때 대부분 중국 언론은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여자배구의 메시’라 불릴 정도로 세계 톱 클래스 기량을 자랑하는 김연경이지만 상하이는 지난 17년 동안 우승한 적이 없는 팀이라 한계가 있을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시즌 말미인 지금은 180도 바뀌었다.

김연경이 슈퍼리그 정복까지 단 한 경기만 남겨놓고 있다.

상하이는 3월 31일 톈진과 챔피언결정 6차전에서 승리하면 정상에 오른다. 만약 상하이가 패하면 4월 3일 최종 7차전에서 우승 팀 향방이 가려진다. 6, 7차전은 모두 상하이 안방에서 벌어진다. 김연경이 중국리그에서도 우승하면 한국 흥국생명(2005~06, 2006~07, 2008~09), 일본 JT마블러스(2010~11), 터키 페네르바체(2014~15, 2016~17)에 이어 4개 리그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운다. 팀 내 유일한 외국인 선수인 그는 우승만 하면 시즌 최우수선수(MVP) 수상도 유력하다. 김연경은 한국, 일본, 터키에서 1번씩 MVP를 받았다.

챔피언결정 3차전까지만 해도 1승2패로 밀리던 상하이는 4, 5차전에서 내리 2연승을 거뒀다. 특히 김연경의 활약이 눈부셨다. 중국 배구 관계자와 언론들은 공격에만 그치지 않는 김연경의 능력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192cm의 장신인 그는 학창 시절에는 키가 작아 세터부터 레프트, 라이트를 두루 소화했고 덕분에 탄탄한 기본기를 자랑한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최근 “중국 선수들은 월드클래스 슈퍼스타인 김연경을 배워야 한다”고 보도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중국은 여자배구에 대해 자부심이 엄청나지만 김연경 앞에서는 한 수 접는 분위기다.

사람들은 중국의 태도를 보며 전성기 시절 바둑의 이창호(43) 9단을 보는 것 같다고 말한다. 바둑 종주국인 중국은 어지간하면 다른 나라 기사를 인정하지 않지만 축구의 ‘공한증’이란 단어에 빗대 ‘공이증’이란 단어가 나올 정도다. 이 9단이 중국의 최고수들을 연파하며 세계 최정상 기사로 군림하자 그를 깍듯하게 예우했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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