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프로배구 모두 짜릿한 뒤집기 발판 삼아 창단 후 첫 우승?

대한항공 선수들이 28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누른 뒤 기뻐하고 있다. 시리즈 전적 2승1패가 된 대한항공은 30일 4차전에서 승리하면 창단 후 첫 우승을 차지한다. 인천=연합뉴스

올 시즌 남녀 프로배구가 묘하게 닮은꼴로 흐르고 있다.

여자부 한국도로공사가 27일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IBK기업은행을 누르고 창단 후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린데 이어 남자부 대한항공도 첫 정상 등극을 눈앞에 뒀다.

대한항공은 28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0(25-22 26-24 25-18)으로 이겼다. 1차전에서 풀 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졌던 대한항공은 2,3차전을 내리 3-0으로 따내며 전세를 뒤집었다. 대한항공은 1승만 추가하면 꿈에 그리던 우승이다. 4차전은 30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다.

2세트 막판이 승부처였다. 1세트를 따낸 대한항공은 2세트에서 21-24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상대 범실 두 개와 정지석(23), 진상헌(32)의 블로킹 그리고 마지막에 밋차 가스파리니(34)의 강력한 스파이크로 내리 5점을 얻어 26-24로 2세트를 따냈다. 드라마 같은 역전에 대한항공 선수들은 펄쩍 펄쩍 코트를 뛰었고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고개를 떨궜다. 기세가 꺾인 현대캐피탈은 3세트에서 무더기 범실을 쏟아냈고 대한항공이 초반 8-3까지 점수 차를 벌린 끝에 어렵지 않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여자부 역시 도로공사가 챔프전에서 3전 전승하며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원동력이 거짓말 같은 역전극이었다.

도로공사는 지난 23일 안방인 김천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챔프전 1차전에서 풀 세트까지 가는 혈투를 치렀다. 5세트 막바지 기업은행이 14-11까지 앞서며 승기를 잡는 듯 했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포기하지 않고 15-15 듀스를 만든 뒤 17-15로 경기를 뒤집었다. 김종민(44) 도로공사 감독이 우승을 확정한 뒤 여유 있는 얼굴로 “1차전 승리가 워낙 극적이어서 지금 별로 기쁨을 못 느끼겠다”고 할 정도로 짜릿한 승부였다. 반면 패장 이정철(58) 기업은행 감독은 준우승에 그친 뒤 “1차전 5세트만 생각하면 지금도 잠이 안 온다”고 토로했다.

만일 남자부 챔프전 시리즈가 대한항공의 우승으로 마무리된다면 박기원(68) 대한항공 감독이나 최태웅(42) 현대캐피탈 감독 모두 3차전 대역전극을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 같다. 이날 경기 뒤 박기원 감독은 “2세트 막판이 분수령이었다”면서도 “챔프전은 매 경기를 연결 지어 생각할 수 없다. 그 때 그 때 정말 다르다. 초심으로 돌아가 긴장 늦추지 않고 4차전을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윤태석 기자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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