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북중 정상회담 중대한 관심”
“대북 압박 통한 것” 일 역할론 강조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28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의원의 질문에 발언권을 요청하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북한이 한국과 미국에 이어 중국과 소통강화에 나서면서 일본이 충격파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남북한과 미국ㆍ중국이 모두 가담한 한반도 정세 변화에 일본만 소외되고 있다는 불안감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미국과의 연대 강화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다음달 17~19일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력한 대북압박 유지 및 일본측 대북 이슈인 납치자 문제 연대에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28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방중과 관련해 중국을 향한 메시지를 내놓았다.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김 위원장이) 남북ㆍ북미 정상회담 전에 북중 정상회담을 한 것을 보도로 파악했다. 중대한 관심을 갖고 (배경 등에 대해) 정보수집과 분석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측으로부터 제대로 설명을 들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중국으로부터 김 위원장의 방중 및 시진핑(習近平)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대해 사전통보를 받지 못했음을 확인한 것으로, ‘재팬 패싱’에 대한 적극대응 의지를 피력한 장면이다.

아베 총리는 “한반도를 둘러싼 이런 변화는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해 국제사회의 강력한 결의로 북한에 최대한 압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일본 정부의 방침에 따른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북압력을) 국제사회의 방침으로 하도록 일본이 리더십을 갖고 대응한 결과 북한이 ‘대화하고 싶다’고 나온 것”이라고 ‘일본역할론’까지 제기했다. 이는 트럼프 측을 향한 일종의 공조확인용 메시지라는 분석이다. 그는 “중요한 것은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다. (핵 폐기를 향한) 구체적 행동을 하기전에 대북제재는 폐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의 방미 일정은 내달 17~19일로, 18일쯤 미일 정상회담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정상회담때 북한이 일본이 사정권인 중거리탄도미사일을 포기토록 하는 방안과 납치자 문제 등을 제기해줄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청할 방침이다. 회담장소는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의 마라라고 별장이 검토되고 있다.

한편 일본 정부는 김 위원장의 전격 방중에 대해 큰 충격에 빠져 있다. 아베 총리가 27일 저녁 총리관저로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 외무차관을 불러 정보수집 강화를 지시한 것만 봐도 당황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현 상황을 “대북 압력 강화를 주도하는 일본을 비핵화 교섭에서 배제시켜 북한 페이스대로 협상을 진행하려는 목적”으로 보는 것이다. 또 중국이 대북 제재완화 및 경제협력에 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제동을 걸기 위해 일본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의 4월 방일 일정을 조정 중이다.

일본측은 북일간 직접 접촉 의사도 밝히고 있다. 아베 총리는 26일 국회에서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과 관련 “북한과 베이징(北京)의 대사관 루트 등 여러 수단으로 의견교환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베ㆍ김정은 회담’희망 의사를 복수의 루트로 전하고 있지만 북측과의 직접대화 여건 조성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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