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요구하는 여자친구 옷 벗기고 끌고 가는 장면. 피해여성 SNS 캡처=연합뉴스

부산 ‘데이트 폭력’ 피해자가 구타 당할 당시의 공포를 전했다.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에서다. 당시 피해자는 남자친구였던 남성에게 끌려가면서 마주친 경비원에게 “살려달라”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무시 당했다는 정황도 밝혔다. 피해 여성은 “데이트 폭력을 당하고도 보복이 두려워 숨기는 분들이 많더라”며 “제가 용기를 내면 데이트 폭력 특례법도 되고 (가해자) 처벌도 더 강화되지 않을까 싶어서 (인터뷰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피해 여성이 전한 가해 남성의 폭력은 끔찍했다. 피해 여성에 따르면, 가해자는 주먹과 발로 구타를 한 뒤, 흰 옷으로 갈아입으라며 몸이 피로 덮일 정도로 때리겠다고 협박했다. 피해 여성을 때리면서 젤리를 씹어 먹기도 했다. 가해 남성의 집으로 끌려 가면서 마주친 경비원에게 피해 여성은 “도와달라”, “살려달라”고 했지만 소용 없었다. 피해 여성은 “(경비가) 저와 눈을 마주치면서도 모르는 척하더라”고 말했다. 피해 여성은 “비상계단으로 끌고 간 다음에 제가 계속 반항하니까 옷을 다 찢고 주먹과 발로 얼굴과 명치 쪽을 계속 가격했다”며 “제가 기절하니까 제 머리채를 잡고 시체 끌듯이 2층까지 끌고 갔다”고 덧붙였다. 당시 모습이 찍힌 CCTV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공분을 샀다.

다른 목격자의 신고로 다행히 가해자는 체포됐지만, 이후에도 피해 여성은 협박문자에 시달렸다고 한다. 피해 여성은 “체포된 뒤에 조서를 쓸 때 저한테 잘 말해 줘야 된다고 했고 체포되기 전에도 저보고 잘 말해 주지 않으면 저도 죽이고 자기도 죽을 거라고 협박을 했다”고 전했다.

폭력 당시의 상황에 진행자인 김현정 앵커도 “지금 들으면서 그 이웃 주민이 신고하지 않았더라면 무슨 일까지 벌어졌을까 정말로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최근 '미투운동'으로 '젠더폭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데이트 폭력의 경우 관련법 정비가 시급하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최근 남성 권력자의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으로 젠더 폭력에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관련 규정이 미비한 데이트 폭력도 보완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행 형법에는 데이트 폭력에 대한 처벌 및 피해자 보호ㆍ스토킹범죄에 대한 피해자 보호 조치 등이 없기 때문이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다음은 관련 문답.

○진행자: 힘드시겠지만 사건 당시로 돌아가 봐야겠습니다. 그러니까 3월 20일. 처음에는 말다툼이었다면서요.

●피해 여성: 네. 차 안에서 말다툼으로 일어난 일인데 그냥 별거 아닌 평소와 같은 말다툼을 하다가 원래 잦은 말다툼이 있었는데요. 그렇게 하다가 이제는 남자친구의 집착과 소유욕이 날이 갈수록 커져서 그전에도 자기가 화가 나면 벽을 부순다든지 집 안에 있는 가구를 부수거나 저를 감금시키는 게 일상이 돼버렸어요. 제가 더 이상 못 하겠다고 그만하자고 하니까 산으로 끌고가더라고요.

○진행자: 그러니까 처음 말다툼은 차에서 시작이 됐는데 그만하자, 우리 헤어져라고 하니까 야산으로 끌고갔어요?

●피해 여성: 네, 저를 목을 조르면서 제압을 하고 왜 자꾸 헤어지자고 하냐고 자기는 저랑 못 헤어진다고 이렇게 말을 하더라고요.

○진행자: 그렇게 때리면서 정신 잃을 정도로 때리면서도 나 너랑 못 헤어져, 너 사랑해. 이런 거예요?

●피해 여성: 네.

○진행자: 여기서 폭행이라 하면 서로 치고받고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목을 누르고 그냥 일방적으로 때리는 폭행인 거잖아요.

●피해 여성: 네. 제가 이제 계속 반항을 하고 도망가려고 하거나. 그러니까 제 머리를 운전대에 갖다 박는 등 창문에 갖다 박고 차 내부에 머리채를 잡고 계속 구속을 했고요. 저를 자기 집으로 끌고가서 계속 감금했어요.

○진행자: 감금하고 거기서 또 폭행.

●피해 여성: 아니, 그 상태에서 제가 어르고 달랬지만 집에는 가지 못하게 해서 그 집에서 어쩔 수 없이 잠이 들었고 그다음 날 학교를 가야 한다고 꼭 다시 돌아오겠다면서 이렇게 어르고 달랜 뒤에 집에 돌아와서 헤어지자고 통보를 했어요.

○진행자: 그쪽의 반응이?

●피해 여성: 저를 절대 못 놓아준다고 자기를 농락하냐며 저한테 계속 욕을 하고 제가 들고 있는 못생긴 사진을 저한테 보내면서 다른 남자가 저를 못 가로채게 이런 사진으로 SNS에 올릴 거라며 협박했어요.

○진행자: 어떤 사진이라고 지금 그러셨죠?

●피해 여성: 제 얼굴이 이상하게 나온 사진이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제가 못생겼다고 이렇게 보일 거라고 생각을 했는지. 그리고 이제 그 연락을 계속 안 받고 있으니까 그렇게 협박을 해도. 저보고 이제 저를 놓아주겠다면서 자기 부모님을 맹세하고 저희 집 우편함에 제 물건이랑 편지를 넣어놨대요. 그 물건을 찾아가서 사진을 찍어 보내면 저를 놓아주겠다고 하더라고요.

○진행자: 그럼 문 열고 나가셨겠네요.

●피해 여성: 네, 문을 열자마자 문 앞에서 제가 문 열기를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진행자: 남성이?

●피해 여성: 네.

○진행자: 세상에. 그래서요?

●피해 여성: 그렇게 저를 문 밖으로 나오도록 유도한 다음에 화장실로 데리고 가서 저를 마구잡이로 주먹과 발로 구타를 한 뒤에 제가 헛구역질을 하니까 제 얼굴에 샤워기를 뿌려서 헛구역질을 멈추게 한 다음에 흰 옷으로 갈아입으라고 하더라고요.

○진행자: 흰 옷으로 갈아입으라고. 왜요?

●피해 여성: 제 몸에 피가 덮일 정도로 옷이 덮일 정도로 때릴 거라고. 그래야지 자기 기분이 풀릴 것 같다고.

○진행자: 잠깐만요. 피에 흥건히 젖는 걸 봐야지 내 기분이 풀리겠다?

●피해 여성: 네.

○진행자: 아니, 이거는 무슨 조폭 영화에나 나올 법한 한 장면이어서 제가 지금 사실이라는 게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인데 알겠습니다. 그래서 흰 옷으로 갈아입으셨어요?

●피해 여성: 네. 그리고 이제 저를 화장실에서 저를 폭행하면서 웃으면서 저희 집에 있는 젤리를 씹어 먹으면서 저를 때리는데 아무런 죄책감이나 이런 것도 보이지 않더라고요. 그렇게 하다가 흰 옷을 갈아입고 일단 자기 집으로 가자. 이렇게 해서 밖으로 나왔는데 제가 분명히 너희 집으로 가면 네가 또 때릴 게 아니냐. 그러니까 네가 지금 집에 가지 않으면 저를 여기서 누군가가 신고하면 경찰이 올 때까지 주먹으로 제 이빨을 다 부숴버리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하다가 합의를 봐서 그러면 카페에 가서 얘기를 하자 이렇게 됐는데 사람이 너무 많다며 일단 나왔어요. 그다음에는 갑자기 자기가 마음을 먹었는지 자기 집으로 가는 지름길이 있었어요. 그쪽으로 끌고가가지고 자기 집 동 앞으로 저를 밀어넣는데 그 와중에 제가 경비분한테 도와달라고, 살려달라고 했는데 저와 눈을 마주치면서도 모르는 척하시더라고요.

○진행자: 아니, 그러니까 중간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있었군요.

●피해 여성: 네.

○진행자: 눈까지 마주치면서 살려달라고 하는데 경비 아저씨가 모른 척을 했어요?

●피해 여성: 네.

○진행자: 그래서 결국 그냥 남자친구 집으로 끌려 들어간 겁니까?

●피해 여성: 네. 그다음에는 자기 동 안으로 밀어넣어서 비상계단으로 끌고 간 다음에 제가 계속 반항하니까 제 옷을 다 찢고 주먹과 발로 제 얼굴과 명치 쪽을 계속 가격하면서 제가 기절하니까 제 머리채를 잡고 시체 끌듯이 2층까지 끌고갔어요.

○진행자: 그게 지금 우리가 목격한 그 동영상이군요. 반항을 하고 안 따라가려고 하자 기절시킨 다음에 그야말로 짐짝처럼. 다행히 누군가 신고를 하기는 했어요.

●피해 여성: 제가 처음에 경비분한테 도움을 요청했을 때 경비분이 아니라 다른 분이 그걸 또 목격하셔서. 그런데 이제 경찰분들도 동은 알지만 정확히 호수는 몰라서 1층부터 18층까지 다 뒤져서 제가 있는 곳을 찾아냈다고 하셨더라고요. 경찰분들이 벨을 눌러서 폭행이 멈췄어요.

○진행자: 저는 지금 들으면서 그 이웃 주민이 신고하지 않았더라면 무슨 일까지 벌어졌을까 정말로 소름이 끼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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