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죄수 딜레마로 최악 피할 것"

게티이미지뱅크

양대 강국(G2)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기보다는 협상을 통해 봉합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보 없는 강경책을 고집할 경우 두 나라 모두 최악의 결과를 맞게 된다는 사실이 명확한 터라 타협점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6일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재 무역 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처지를 고전 경제이론인 ‘죄수의 딜레마’에 비유했다. 상대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양자가 서로 적대적 행위를 선택할 경우 모두에게 최악의 결과로 귀결되는 경제적 모형이다. FT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분석을 인용, 미중 무역전쟁이 확전돼 전세계 관세가 10%포인트 인상될 경우 글로벌 무역량이 6% 감소하고 특히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은 2%가량 줄어 ‘모두가 패자’인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중 한 국가만이라도 강경 기조를 펼친다면 이에 따른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며 “타협점을 찾는 것이 양국 모두에게 이롭기 때문에 무역 전쟁이라는 극단적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윤 연구원은 “양국의 무한 경쟁이 자칫 신 냉전체제를 부활시킬 경우 양국은 경제적 실리는 물론이고 정치적 기반도 약화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양국이 ‘공멸’을 피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험악한 수사는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수 싸움일 가능성이 높다”며 “관세안 발효까지 약 45일의 기간 동안 양국이 협상에 근접할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1930년대 미국이 대공황 타개를 위해 수입 관세를 대폭 올렸다가 세계경제를 더 깊은 공황으로 빠뜨린 ‘스무트-홀리 관세법’의 학습효과가 사태 진정에 도움을 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양국 무역 당국자들이 확전보다는 물밑 협상에 나선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측에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지난주 류허 중국 경제담당 부총리에게 양국 무역관계 개선을 위한 구체적 요구사항이 담긴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는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부과하고 있는 25% 관세를 줄이고, 반도체 수입선을 지금의 한국과 일본 대신 미국으로 바꾸라는 요구가 담겼다고 WSJ는 보도했다.

중국이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미국 국채 보유분을 대량 매각할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도 신중론이 제기된다. 대규모 국채 매도는 채권금리 급등 및 달러화 가치 급락을 불러와 미국뿐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주면서 중국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실행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매각하는 것은 좋은 무기가 될 수 있지만 그만큼 중국이 받을 피해도 크다”며 “국채 매각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협상 전략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