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촛불시민의 명령”
홍준표 “네 번째 독재 대통령”
개헌안 발의 놓고 날 선 공방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ㆍ교섭단체대표 정례회동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김동철,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정 의장,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예정대로 정부 개헌안을 발의하자 자유한국당에서 “사회주의 헌법개정 쇼”라는 원색적 비난이 터져 나오는 등 야당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에 맞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촛불시민의 명령”이라며 야권이 6월 개헌 약속을 지킬 것을 되레 압박했다. 여론을 선점하기 위한 날 선 공방전 속에 여야는 국회 차원의 개헌안 마련을 위한 협상에도 착수했다. 당장은 국회를 향할 책임론을 피하려는 야당의 의도가 커 보인다.

여야는 이날 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를 앞두고 상대를 향한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높였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개헌안은 엄밀히 말하면 대통령 발의가 아니라 광장에서 헌정질서를 지켜낸 촛불시민의 명령이고, 주권자인 국민의 명령”이라며 “정치권은 촛불혁명의 국민주권 (정신을) 최종적으로 헌법에 담을 책무가 있다”고 야당을 겨냥했다. 추 대표는 “정치권은 당리당략을 떠나, 선거 유불리를 떠나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확대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와 상의하지 않은 대통령의 일방적 개헌안 발의”라며 “해방 이후 이승만ㆍ박정희ㆍ전두환 대통령에 이어 네 번째 독재 대통령이 되는 날이 바로 오늘”이라고 비난했다. 한국당은 전날 장외투쟁 가능성을 천명한 데 이어 ‘300만 당원 총궐기’ 방침을 밝히는 등 대국민 여론전에 총력을 쏟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3당인 바른미래당은 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를 비판하면서도 국회 차원의 개헌안 논의를 촉구했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국회를 겁박하는 행위로 위헌 소지가 있다”면서도 “대통령이 저질러 놓은 이 개헌 불덩어리를 국회가 현명하고 지혜롭게 처리해야 할 시점인 만큼 여야 대표들이 함께 모여 개헌안 확정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자”고 촉구했다.

여야는 이날 오후 정세균 국회의장과의 3당 원내대표 정례회동에서도 개헌안을 놓고 고성을 주고받는 등 정면 충돌했다. 하지만 정치적 공방과는 별개로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 3당을 중심으로 국회 차원의 개헌안 마련을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뜻을 모았다.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공동교섭단체 구성이 완료되면 협상에 들어오도록 했다. 또 문 대통령이 4월 개헌 관련한 국회 연설을 하는 것으로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한국당이 6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에 여전히 부정적이어서 협상 전망은 밝지 않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가 합의로 개헌안을 마련하면 개헌 투표 시기는 정 의장이 조정해 내겠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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