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2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26일 발의된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을 두고 절차적 논란이 쟁점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발의 당일 국무회의에 상정돼 심의 절차를 밟은 것 자체가 사실상 국무회의 심사 기능을 무력화한 ‘날림 처리’ 아니냐는 지적이 야권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10시 국무회의를 열고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전자결재한 개헌안을 의결했다. 상정에서 의결까지는 약 40분 걸렸다. 이 총리는 ‘국무회의 패싱’ 여론을 의식한 듯 “헌법개정안은 국무회의의 심의를 받도록 헌법 제89조에 규정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발언에 나선 국무위원들은 맡은 분야와 관련한 개헌안의 취지와 의미만 설명했을 뿐 별다른 의견을 제기하지 않아 이견 없이 처리됐다.

하지만 야당을 중심으로 개헌을 추진하는 청와대가 헌법 절차를 무시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확대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가 법제처 심사도 국무회의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오늘 개헌안을 국회로 던진다”면서 “법률안은 고사하고 대통령령을 하나 바꿔도 이렇게 하지 않을 텐데 이 정권이 헌법을 얼마나 가볍게 여기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절차도 방식도 얼렁뚱땅인데 헌법은 대통령 시행령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알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국무회의 패싱으로 현행 헌법도 무시한다”며 “청와대 비서실이 주도하면서 국무위원은 거수기가 되고 국무회의는 요식행위가 되고 있다”고 가세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해명에 나섰다. 국회에 정면으로 맞서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개헌안 논의를 하지 않았을 뿐 실제로는 관계부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다는 것이다. 박범계 수석대변인은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 “충분히 물밑에서 각 관계부처 장관과 나름의 협의를 하고 지난 1년간 논의를 했다”며 “민주당 안이 이미 두어 달 전에 발표가 된 상황에서 오늘 국무회의를 열어서 관계 국무위원들이 심의를 해도 문제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관련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