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혜린 코티에이블 대표
월세ㆍ생활비 나누는 ‘셰어하우스’
서울 13개 대학 인근 19채 운영
“서로 연결하면 주거 환경 좋아져”
꾸준한 월세 수익 보장하는데도
사업 초기엔 집주인 설득 힘들어
올해 안에 50채 운영 목표로
안혜린 코티에이블 대표가 셰어하우스 안내 게시물을 들고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류효진기자

부산에서 서울로 유학을 와 대학 4년간 기숙사와 하숙집과 친구집, 오피스텔 등을 전전하며 주거 안정성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절실히 느꼈다. 또 학교 인근 왕십리역사가 개발되는 것을 보며 부동산 산업이 사람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법률가가 되겠다며 법대에 진학했던 안혜린(33) 코티에이블 대표가 대학생 대상 셰어하우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다.

코티에이블은 현재 경희대와 고려대, 서울대, 한양대 등 서울 시내 13개 대학 인근에서 모두 19채의 대학생 전용 셰어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셰어하우스 사업은 월세와 생활비 등을 나눠낼 사람을 모집해 이들에게 더 좋은 주거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안 대표는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을 온 학생들은 대부분 고시원이나 시설이 안 좋은 학교 인근 원룸에서 지내게 된다”며 “이 학생들을 서로 연결만 하면 똑같은 비용을 내고도 더 좋은 주거환경에서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서울대 총학생회 주거팀장을 지내면서다. 한양대 법대를 졸업한 안 대표는 서울대 대학원에서 도시계획을 공부하며 총학생회 주거팀장 역할을 맡았다.

안 대표는 “학생들 주거 안정을 위해 학생회 차원에서 보증금 일부를 받고 셰어하우스를 운영했는데 이를 서울 전역으로 확산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며 “주거 환경 개선을 바라는 학생들 요청이 쇄도하면서 2년 만에 주요 대학 인근에 19채의 셰어하우스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셰어하우스에 대한 학생들의 인기와 달리 집주인들에게 셰어하우스 공간을 내달라고 설득하는 것이 사업 초기 가장 힘든 문제였다. 당시만 대부분의 집주인들은 셰어하우스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했고, 다른 사람에게 집 관리를 맡기는 것도 꺼렸다.

안 대표는 “코티에이블에 집 관리를 맡기면 안정적이고도 꾸준한 월세 수익을 보장하고 월세를 내놓는 데 따르는 복잡한 일도 처리해준다는 말에 집주인들이 하나 둘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며 “현재는 집주인들이 코티에이블에 셰어하우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먼저 연락이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코티에이블은 현재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을 준비도 하고 있다. 안 대표는 단순히 집을 나눠 쓰는 공유경제 개념을 벗어나 적은 비용으로 깨끗하고 안전한 주거 환경을 제공해 청년 주거 문제 해결에 노력한다는 공익적 가치에 초점을 두고 있다. 또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면서 학교 인근 집주인과 상인들의 이익도 함께 증진해야 한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

안 대표는 “셰어하우스 운영으로 학교 인근 집주인들은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얻고 상인들은 장사가 더 잘되는 등 함께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며 “셰어하우스를 통해 학생과 상인들 간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연결하는 등 공유경제 플랫폼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해 코티에이블은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안 대표는 올해 안에 모두 50채의 셰어하우스를 운영해 손익분기점을 넘기겠다는 목표다. 코티에이블의 공익적 사업 목적과 성장세에 주목해 최근 투자자들이 추가 투자 의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 셰어하우스 입주자 모집에 700여명이 몰렸으나 공간이 부족해 40여명 밖에 뽑지 못했다”며 “올해 안에 셰어하우스 입주자 수를 350명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의 또 다른 목표는 해외 주요 도시에 코티에이블이 운영하는 셰어하우스를 넓히는 것이다. 현재 코티에이블을 이용하는 76명의 학생 중 20% 정도가 해외 유학생이다. 이들 중에는 한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학생들의 추천을 받아 코티에이블 셰어하우스 거주를 신청한 학생들도 있다. 안 대표는 “해외로 유학을 간 학생들도 비용 부담 때문에 좋은 환경에서 주거하지 못하고 있다”며 “코티에이블이 해외에서도 사업을 펼쳐 해외로 유학을 떠난 우리 학생들이 적은 비용으로 좋은 주거 환경을 얻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