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지원 뿐 아니라 종교생활 위한 편의시설도 신경써

정부도 30만명 유치 목표
국가 보조금 등 적극 지원
일본의 사학명문 도쿄 게이오기주쿠대 동쪽 출입문 앞. 도쿄=박석원 특파원

일본 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을 한 명이라도 더 많이 유치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유학생 숫자가 날로 증가하면서 일본 정부도 글로벌화를 위해 2020년까지 유학생 30만명 유치를 목표로 내걸었다. 대학들은 강의환경뿐 아니라 음식이나 종교 등 유학생활 전반에 대한 지원에도 신경을 쓰는 추세다.

와세다대(早稻田大)의 캠퍼스국제화 노력이 특히 눈에 띈다. 도쿄(東京) 나카노(上野)구에 있는 국제학생기숙사 ‘WISH’에선 일본인학생과 외국인학생이 함께 야식을 만들어 출출한 배를 달래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각자 식재료 들고 온 뒤 일본어와 영어로 소통하며 메뉴를 결정한다. 기숙사는 11층 건물로 2014년 문을 열었고 870명이 생활하고 있다. 10명 중 4명꼴로 외국인학생이다. 개인실을 쓰지만 일본학생과 유학생이 4인1조로 거실과 공용화장실을 사용한다.

기숙사비는 한 달에 5만3,000엔(약 54만3,000원). 각층에 샤워실이 있지만 일본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2층엔 대형목욕탕이 마련됐다. 일본학생과 유학생 모두 “기숙사생활 자체가 매일 회화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시험공부 때도 모르는 부분을 바로 주변에 물을 수 있어 편리하다”는 반응이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일본학생지원기구의 집계 결과 작년 유학생수는 와세다대가 5,072명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이 대학은 2023년까지 전체 강의 24%를 영어로 수업할 계획이다. 이바라키(茨城)현 쓰쿠바대(筑波大)와 교도 세이카대(京都精華大)도 작년에 국제기숙사가 개설됐다. 후쿠오카(福岡)현 다자이후(太宰府)시 니혼케이자이대(日本經濟大)는 중국과 베트남 유학생이 많은 점을 감안, 이들 국가 직원을 채용해 각종 수속을 지원하고 있다.

무슬림 유학생들을 위한 지원도 본격화했다.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에 소재한 조치대(上智大)는 돼지고기와 술을 금지한 이슬람용 ‘할랄(허가된 식품) 메뉴’ 전문식당을 열었고, 작년엔 라마단(금식월) 기간 중 일몰 후 첫 만찬인 ‘이프타르’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지바(千葉)시 간다(神田)외국어대는 무슬림 학생과 직원이 사용할 예배용 방을 준비했고, 학생수 6,000명 중 절반이 유학생인 리츠메이칸(立命館)아시아태평양대(오이타현 벳푸시)는 종교와 상관없이 평온한 명상과 독서를 원하는 학생들에게 카펫이 깔린 80 ㎡ 방을 제공한다.

이같은 대학들의 변화는 학생ㆍ교수의 외국인 비율이 높을수록 국제적인 대학평가에서 높은 순위를 받을 수 있는데다 정부 보조금을 받는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국제기숙사를 늘릴수록 진취성이 다소 부족한 일본인 학생이 외국어나 이국적 문화를 접하게 된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도쿄=글ㆍ사진 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일본의 사학명문인 도쿄의 게이오기주쿠대 미타 캠퍼스. 도쿄=박석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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