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0일전 기소 전망

내주부터 구치소 방문 본격 조사
구속기간 연장해 집중조사 전망
영장에서 빠진 국정원 자금수수
불법 여론조사 관여 여부도 수사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검찰 차량을 타고 서울동부구치소로 들어가고 있다. 류효진 기자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됨에 따라 검찰은 남은 구속수사 기간에 영장에 적시된 혐의 보강과 함께 추가 혐의 입증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구속 기간(10일)을 한 차례 연장, 충분히 조사한 뒤 다음달 10일 이내에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검찰은 측근들이 받고 있는 혐의와 이 전 대통령의 연결고리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 구속영장에 10여개 범죄 혐의를 적시하면서 일부 국가정보원 자금 수수 혐의를 넣지 않았다. 장다사로 전 청와대 총무기확관이 2012년 총선 전 청와대 예산으로 불법 여론조사를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와 관련해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관여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구속영장에선 뺐다. 이 전 대통령 지시를 받았다는 점을 파고 들기 위해 지난 2월 장 전 기획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된 것도 수사가 원활하지 않았던 이유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 지시가 있었다는 점을 입증하게 되면 이 전 대통령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도 검찰이 들여다보는 부분이다. MB 정부 당시 두 차례 검찰 수사에서 불법사찰의 최종 ‘윗선’을 규명하지 못했다. 김진모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이번 수사에서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의 내부 고발자를 ‘입막음’하기 위해 국정원 자금 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하지만 이 돈을 받아 장진수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구속영장은 두 차례나 기각돼 윗선 규명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이 전 대통령을 상대로 한 검찰의 직접 조사 가능성이 제기된다.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나서 검찰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으로부터 10만 달러,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2억5,000만원을 전달 받은 정황 등이 드러난 김윤옥 여사와 피의자 신분인 장남 이시형씨 등 MB가족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 지도 관심이다. 다만 검찰은 가족들 중 일부가 이 전 대통령과 공모한 정황이 있고, 말 맞추기 우려도 있지만 이들의 혐의를 입증할 자료를 대부분 확보한 까닭에 이 전 대통령의 가족 면회를 제한하진 않고 있다.

추가 조사에 따라 현대건설이 다스 자회사인 홍은프레닝에 용역을 준 2억6,000만 원이 뇌물 혐의에 더해질 가능성이 있고, ‘금고지기’ 이영배, 이병모씨가 저지른 비자금 조성(횡령 및 배임) 혐의와 관련해 다스 실소유주로 보는 이 전 대통령의 지시 또는 방조가 있었는지 검찰은 들여다 볼 예정이다.

본격 조사는 내주 초로 전망된다. 이 전 대통령이 23일 새벽 구치소에 입소했기 때문에 휴식이나 면회 등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방식은 ‘옥중 조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전 대통령 측도 전직 대통령으로서 호송차에 이끌려 검찰청사를 드나드는 모습에 부담을 느낄 수 있고, 검찰 역시 경호 등 안전 문제를 고려해 구치소 방문 조사가 적당하다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도 구속된 뒤 3일간 휴식 시간을 가진 후 5차례에 걸쳐 방문조사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다.

일각에선 이 전 대통령이 ‘정치보복’임을 내세워 검찰 조사를 거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 변호인은 “검찰 조사를 받으신다는 입장이지만 소환 조사 때 충분히 말씀 드렸기 때문에, 새로운 내용에 대한 조사가 아닌 반복조사는 불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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