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지방분권국가 지향’ 문구도 헌법 제1조에 추가
수도 조항 신설로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 논란 재연 전망
조국(가운데) 청와대 민정수석이 2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개헌안 중 헌법 전문과 기본권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조국 민정수석, 김형연 법무비서관.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개헌안 2차 공개분에 공공 이익을 위해 토지 사용 제한을 가능하게 하는 토지공개념 내용이 명시됐다. 헌법 제1조 제3항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국가를 지향한다’는 조항을 추가하는 등 다양한 지방분권 강화 방안도 담겼다. 수도 조항도 신설해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 논란이 재연될 전망이다.

청와대는 21일 공개한 지방분권 및 총강, 경제 부분 헌법개정안 발표문에서 지방의 미래, 국민경제 등을 강조했다.

개헌안에 따르면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특별한 제한을 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토지공개념 내용이 새롭게 들어갔다.

현행 헌법에서도 제23조 제3항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ㆍ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 및 제122조 ‘국가는 국민 모두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 있는 이용ㆍ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에 관한 필요한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 등에 근거해 해석상 토지공개념이 인정됐다. 그러나 택지소유상한에관한법률이 위헌 판결을, 토지초과이득세법이 헌법불합치 판결을 각각 받는 등 그동안 논란이 이어졌다. 이에 사회적 불평등 심화 문제 해소 차원에서 문 대통령 개헌안에 토지공개념 조항을 분명히 한 것이다.

대통령 개헌안은 또 수도에 관한 사항을 법률로 정하도록 하는 수도 조항도 신설했다. 청와대는 “국가 기능 분산이나 정부부처 등의 재배치 등의 필요가 있고, 나아가 수도 이전 필요성도 대두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헌법 총강에는 공무원의 전관예우방지 근거 조항과 문화의 자율성과 다양성 보장 조항도 새로 마련됐다.

지방분권과 관련해서는 지방분권국가 선언으로 대한민국 국가운영의 기본 방향이 지방분권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현행 헌법 제1조 제1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로 돼 있고, 제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돼 있다. 여기에 이어 제3항으로 지방분권국가 지향을 추가한 것은 그만큼 지방자치를 중시한다는 의미다.

또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정부’로, 지방자치단체 집행기관은 ‘지방행정부’로 명칭을 변경했다. 지방정부 구성에 자주권을 부여한 것이다.

지방정부의 자치행정권과 자치입법권도 강화된다. 현행 헌법에서 ‘법령의 범위 안에서’ 지자체가 조례를 정할 수 있도록 하던 것을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에서’로 수정해 재량권을 넓혔다.

누리과정 사태와 같은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재정부담 논란 해소를 위해 ‘자치사무 수행에 필요한 경비는 지방정부가, 국가 또는 다른 지방정부 위임사무 집행에 필요한 비용은 그 국가 또는 다른 지방정부가 부담’이라는 내용의 규정을 헌법에 신설키로 했다. 자치세 조례 제정이 가능한 지방세 조례주의도 도입된다.

주민 자치 보장을 위해선 주민발안, 주민투표, 주민소환 제도를 헌법에 규정, 주민들이 직접 지방정부의 부패와 독주를 견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국가자치분권회의도 신설되고, 지방분권 관련 조항은 이른 시기에 시행되도록 경과규정도 뒀다.

경제 조항과 관련해선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민주화’에 상생을 추가했고, 소상공인을 보호ㆍ육성 대상에 별도로 규정했다. 농어업의 공익적 기능도 명시되고,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소비자 권익을 위해 소비자 권리도 신설된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자치와 분권, 불평등과 불공정을 바로잡아 달라는 것은 국민의 명령이고 시대정신”이라며 “헌법이 바뀌면 내 삶이 바뀌고, 새로운 대한민국은 개헌으로 시작된다”고 밝혔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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