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여야 개헌 갈등

“정치권 이익 위한 개헌은 역풍”
민주당, 대국민 여론전 주력
“개헌 투표한 의원 제명처리”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반발
평화당 “시대 가치 잘 담아”
“야당들 대오에 변화” 관측도
김성태(왼쪽)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방 섬유 발전을 위한 제도개선 정책 토론회에 앞서 밝은 얼굴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부터 문재인 대통령 발의 개헌안이 공개되기 시작하자 여야 간 갈등도 격화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발의 개헌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면서 대국민 여론전에 주력했다. 반면 야당은 대통령 주도의 개헌 추진이 독재적 발상이라고 비판하면서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 올렸다.

민주당은 ‘국민개헌’ 대 ‘정치개헌’ 프레임 부각에 치중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 투표의 여론이 압도적인데 국민의 뜻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며 “청와대가 개헌안을 26일 발의하겠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진정성이 확인된 이상 정치권 역시 책임 있는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도 “정치권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국회의원을 위한 개헌은 ‘꼼수 개헌’ ‘민심 왜곡 개헌’”이라며 “민심의 강력한 역풍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발표된 대통령 발의 개헌안에 대해서도 적극 엄호에 나섰다. 백혜련 대변인은 “청와대가 발표한 개헌안은 제7공화국의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고 87년 헌법이 담아내지 못했던 기본권을 폭넓게 보장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야당들은 일제히 반발 수위를 높였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열린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회의에서 “해방 이후 대통령 발의 개헌을 한 것은 거의 독재정부 시대였다”고 강조하면서 “만약 (국회에서) 개헌 투표를 하자고 하면 우리는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들어가는 의원은 제명처리 할 것”이라고 단호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에게 일방적인 개헌 발의를 여기서 중단해 줄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김철근 대변인도 “대통령이 직접 개헌안을 발의하는 것은 독재정권 시절에나 있었던 것으로 헌법 정신과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이날 청와대가 발표한 헌법전문과 기본권을 두고는 야당들 사이에서 반응에 온도차가 느껴졌다. 천정배 민주평화당 헌법개정특위 위원장은 “청와대가 공개한 전문과 기본권, 국민주권 강화 관련 개헌안은 시대적 가치를 잘 담아낸 진일보된 안”이라고 평가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도 “대통령이 제안한 기본권과 국민주권을 강화하는 안은 정의당 개헌안과 맞닿아있으며 합의를 위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긍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이 같은 기류 때문에 청와대의 순차적 개헌안 발표를 계기로 반대 입장에 한 목소리를 내던 야당들의 대오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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