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만 검토 심사시간 단축
구속여부 밤늦게 결정될 듯

110억원대 뇌물을 받고 비자금 350여억원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는다. 이 전 대통령 비서실은 20일 입장 자료를 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기로 했다”며 “검찰에서 입장을 충분히 밝힌 만큼 법원 심사에 출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영장실질심사는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1997년 도입된 제도로, 통상 직접 나와 구속수사의 불필요성을 항변하는 게 피의자에게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혐의를 다투지 않고 반성한다는 뜻에서 ▦구속영장 청구에 항의하는 의미로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전 대통령 캠프 내에선 현실적으로 구속영장 발부를 피하기 어려운 만큼 구속수사를 각오하고, 영장실질심사가 아닌 본 재판(공판)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론적으로는 이 전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으면, 검찰이 법원의 구인장을 발부 받아 강제구인에 나설 수도 있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 사건이고, 스스로 자기 권리를 포기한 만큼 검찰이 강제구인까지 하는 강수를 두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 구속 여부는 22일 이뤄지는 심사에서 박범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가 결정하게 된다. 주요 사건의 경우 피의자 직접 심문시간이 길어져 영장 발부ㆍ기각 결정이 다음날 새벽에 나오는 때가 많지만, 이 전 대통령은 서류 검토만 하면 되기 때문에 이보다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대통령이 구속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대신,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로 갈 가능성이 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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