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판ㆍ검사들 이구동성
혐의만 20개 ‘사안 중대성’ 충족
이미 구속된 공범과 형평성 문제도
일각 “증언 증거 많아… 장담 못해”
뇌물수수ㆍ횡령ㆍ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서울중앙지검에 도착, 차에서 잠시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법원이 이 구속영장을 발부 또는 기각할지에 모든 이목이 쏠리게 됐다. 과연 법원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상 네 번째 구속영장을 발부할 것인가?

형사사건을 오래 다뤘던 판사ㆍ검사 출신 변호사들은 발부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본다. 가장 큰 이유는 이 전 대통령이 각종 증거와 증언에 반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사장 출신 A변호사는 “저렇게 혐의를 부인한 것은 구속 사유만 하나 더 늘려 준 셈”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때보다 발부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부장판사 출신 B변호사는 “참고인 진술이 명확함에도 피의자가 계속 부인하고 있다면 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통상 증거가 명백함에도 피의자가 혐의를 부인하면, 불구속 상태로 풀어둘 경우 다른 참고인에게 진술을 바꾸라고 강요하는 ‘증거인멸 시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구속수사 요건 중 하나가 된다.

구속영장 발부의 또 다른 요건인 ‘사안의 중대성’ 역시 가뿐하게 충족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권력형 비리 백화점이라 할 만큼 범죄 혐의(약 20개)가 많고, 뇌물 액수만 110억원에 이를 정도로 사안이 중하다. B변호사는 “전직 대통령인 만큼 구속 사유에서 ‘도망 우려’는 빠질 것 같고, 증거인멸과 사안의 중대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공범들과의 형평성을 봐서라도 기각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A변호사는 “심부름한 사람(종범)들이 이미 구속됐는데 시킨 사람(주범)이 구속되지 않으면 말이 안 된다”며 “이 전 대통령은 거의 모든 구속수사 요건을 딱 떨어지게 채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역대로 전직 대통령 영장이 기각된 전례가 없고, 법원이 기각에 따른 여론 악화 등 후폭풍을 우려할 것이라는 점도 고려 요소가 될 수 있다. 부장검사 출신 C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 사건은 김관진(구속영장 기각) 건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에 법원이 거의 100% 영장을 발부해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전 대통령 혐의를 입증하는 증거들이 대부분 ‘증언’이라는 점을 들어, 발부 여부를 100% 장담할 수는 없다는 반론도 있다. 검사 출신 D변호사는 “검찰이 이 전 대통령 진술을 상세히 발표(언론플레이)한 것을 보면, 진술이 의외로 탄탄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얘기했다. 그는 “특수활동비를 북한 문제에 썼다고 진술했는데 (고도의 통치행위가 인정되는) 대통령에게 특활비 용처를 추궁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다”며 “이 전 대통령이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응을 잘 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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