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가족ㆍ측근과 입 맞출 가능성”
MB 측 “전직 대통령 도주하겠나”
검찰의 증거 구체성이 1차 관건
“MB, 무조건 발뺌 땐 불리할 것”
지난 14일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서재훈 기자

검찰이 19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양쪽은 22일로 예상되는 서울중앙지법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 심사)을 통해 첫 번째 법리 공방을 벌이게 됐다. 검찰은 각종 진술과 다수 증거 자료를 토대로 범죄 소명과 사안의 중대성을 입증할 계획이다. 이에 맞서 이 전 대통령 측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는 점을 피력함과 동시에 이 전 대통령이 직접 출석해 구속의 부당성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우선 이 전 대통령 구속영장에 담은 10여 가지 범죄 혐의의 중대성을 언급하며 이 전 대통령을 반드시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수십 년간 다스 실소유 사실을 숨긴 채 비자금을 조성하고, 대통령 재임 시절 혹은 당선이 유력해 보였던 시기에 민간기업과 정치인으로부터 받은 20억원대 불법자금, 삼성으로부터 받은 60억원대 다스 소송비 등 뇌물 액수가 110억원에 달한다는 걸 증거와 함께 증명한다는 것이다. 구속된 공범 혹은 종범들과의 형평성도 언급할 수 있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국정원 특수활동비 4억원 수수),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특활비 5,000만원 수수), ‘재산 관리인’ 이병모 이영배씨(횡령 및 배임)는 이미 혐의가 소명돼 구속기소된 상태다.

반면 이 전 대통령 측은 다스 실소유주 의혹과 각종 뇌물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민간에서 받은 뇌물 혐의와 삼성 대납 사건에 대해 “알지 못한다”거나 “들어서 알고 있는 정도”라며 책임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측근들 진술과 증거에 대해서도 “형량을 줄이기 위한 허위 진술” “조작된 것” 등의 주장을 폈다.

다만 이 전 대통령 측이 이미 검찰 조사에서 제시한 주장 이상의 것을 내세울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조사에서 자신은 보고 받지도, 알지도 못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재임 당시 순방 일정 등 대통령 일정표를 제출하기도 했다. 제기된 의혹들을 지시하거나 관여할만한 시간적 여유조차 없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한 현직 판사는 “형평성 자체보다는 검찰이 제시하는 증거가 얼마나 혐의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라며 “명백한 증거를 제시했는데도 무작정 ‘허위나 날조’라고 맞선다면 MB 측이 유리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검찰은 또 이 전 대통령 측근들 수사 초기, 이병모씨가 MB 차명재산 관련 장부 일부를 파쇄하는 등 증거인멸 시도가 있었다는 점, 범행에 연루된 정황이 나온 부인 김윤옥 여사나 아들 시형씨, 형 이상득 전 의원 등이 구속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과 입을 맞출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이에 대해 이 전 대통령 쪽은 검찰이 이미 영포빌딩 압수수색 등을 통해 필요한 증거는 모두 수집했고, 측근들이 구속됐거나 자술서 등을 통해 검찰에 협조하고 있기 때문에 입을 맞출 필요도 없다고 반격할 것으로 보인다. 도주 우려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만약 이 전 대통령이 직접 법정에 선다면 전직 대통령으로서 경제와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고 사회에 공헌하려 한 점을 적극 피력할 가능성도 크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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