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내일채움공제 해당 안돼 역차별

# 중소기업 대졸 신입 직원의 초임(잡코리아ㆍ2016년)은 2,455만원이다. 지난 15일 발표된 청년 일자리 대책에 따라 앞으로 중기 신규 취업자는 3년간 600만원만 적립하면 정부가 2,400만원을 보태 3,000만원으로 불려주는 ‘청년내일채움공제’ 혜택을 받게 된다. 연간 800만원을 지원 받는 셈이다. 여기에 소득세 감면(45만원), 주거(70만원)ㆍ교통(120만원)비 지원 등이 더해지면 실질 소득은 연간 3,490만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 중소기업 2~3년차 사원의 평균 연봉은 2,760만원이다. 이들도 ‘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해 5년간 720만원만 적립하면 3,000만원의 목돈을 받을 수 있다. 연간 450만원의 추가 소득이다. 그러나 전액 정부 지원으로 구성된 청년내일채움공제와 달리 내일채움공제는 기업이 적립금 부담액(약 1,400만원)을 ‘사비’로 내야 한다. 이 때문에 재직자가 가입을 원해도 기업이 거부하면 그만이다. 결국 일찍 취업한 ‘죄’로 기존 중소기업 재직자는 3년간 총 2,400만원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할 공산이 크다.

정부가 최근 ‘중소기업 신규 취업 시 연 1,000만원 지원’을 골자로 한 청년 일자리 대책을 발표한 뒤 기존 중소기업 재직자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중소기업 ‘신입’은 ‘청년내일채움공제’를 통해 연간 800만원을 지원 받을 수 있는 반면, 이미 중소기업에 취직해 있는 경우엔 이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역차별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청년일자리대책은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임금격차(2016년 1,300만원)를 해소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청년내일채움공제를 대폭 확대했다. 지금은 중소ㆍ중견기업에 정규직으로 취업한 청년이 2년간 300만원을 내면 기업(400만원)과 정부(900만원)가 돈을 보태 총 1,600만원 목돈을 마련해주고 있다. 이번에 정부는 청년이 3년간 600만원을 내면 총 3,000만원으로 불려주는 유형을 신설했다. 여기에 소득세 감면(45만원), 주거(70만원)ㆍ교통(120만원)비 지원 등이 더해지면 연간 ‘1,035만원+α’의 지원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미 중소기업에 다니는 기존 청년 재직자가 이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지 불확실하다. 소득세 감면이나 교통비 지원 혜택은 같지만 자산형성 프로그램에서 차이가 난다. 재직자는 청년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할 수 없고 ‘내일채움공제’에만 가입해야 한다. 이 제도는 재직 근로자가 5년 이상 근속하며 720만원을 적립하면 기업이 약 1,400만원을 보태 2,000만원 이상의 목돈을 손에 쥘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부는 이번에 이를 보완, 중소기업에 2년 이상 재직한 34세 이하 청년이 5년간 720만원을 적립하면 본래 기업부담금(약 1,400만원)에 정부재정 지원금(720만원)을 보태 3,000만원을 주는 ‘청년형 내일채움공제’를 신설했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 청년형 내일채움공제는 가입 시 ‘실익’보다 ‘부담’이 더 크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총 3,000만원의 적립금 중 기업 부담금(400만원)이 고용보험기금을 통해 지원된다. 기업에서 나가는 돈이 없다. 반면 내일채움공제는 기업이 5년간 약 1,40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내일채움공제는 2014년 8월 시행 이후 올해 2월 말까지 누적 가입자가 2만8,332명(가입기업 1만838개)에 불과하다. 두 제도 모두 사업주의 가입 동의가 필수다.

구직자들이 일자리 정책 박람회장을 둘러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부는 내일채움공제 가입에 따른 기업 부담이 다소 부풀려졌다는 입장이다. 이주섭 기재부 일자리경제과장은 “내일채움공제 납입금은 33~70%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어 기업의 실질 부담은 더 적다”며 “중소기업은 청년 1명을 정규직으로 채용 시 추가고용장려금(연 900만원씩 3년)과 고용증대세제(연 최대 1,100만원 세액공제 3년) 혜택도 받는 만큼 이를 토대로 재직자 임금인상 등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민 숙명여대 교수는 “중소기업은 ‘신규 취업자 청년내일채움공제 가입→3년 근속→해당 재직자 내일채움공제 가입→5년 근속’을 통해 우수 인력의 8년 근속을 유도할 수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 손해 볼 장사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 의도대로 기업이 자발적으로 기존 재직자에 대한 임금인상 등에 나설 지는 미지수다. 중소기업 관계자는 “경영난에 허덕이는 한계 기업들이 추가고용장려금을 재직자 임금을 올려주는 데 쓸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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