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앞두고 털고 가자”
22일 해외순방 전 발의할 수도
한국당 장외투쟁은 감점 가능성
野 공동전선 구성하는 게 나을 듯
민주당은 사실상 무대책 가까워
무리수 두며 추진할 생각은 없어
지방선거와 동시처리 안 되면
文대통령과 여야 모두 후폭풍
가장 큰 피해자는 결국 국민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 초청 오찬에서 정해구 위원장이 보고한 특위의 자문안을 손에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국민헌법자문특위가 13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개헌 초안을 보고하면서 개헌 레이스의 총성이 울렸다. 청와대의 발 빠른 움직임에 떠밀린 여야는 21일 정부의 개헌안 제출을 앞두고 밀릴 수 없는 한판 혈투를 예고하고 있다. 6ㆍ13 지방선거에서 정치권의 최대 이슈로 부각된 개헌 문제를 좀 더 파고들기 위해 국회와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카톡방에 모였다.

올해도 가을야구(가야)=문 대통령은 21일 실제로 개헌안을 발의할까요. 가뜩이나 야당의 반발이 심한데.

달빛 사냥꾼(달빛)=문 대통령은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가 국민과의 약속”, “개헌을 국회가 주도하고 싶다면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죠. 정치권에 대한 압박입니다. 말로는 개헌을 외치면서 이해타산만 따진다는 불만이 느껴졌습니다.

평생 낮술(낮술)=문 대통령은 정무적 판단보다 원칙을, 여의도 정치보다 국민 여론을 중요시하는 스타일입니다. 또 22일부터 베트남, 아랍에미리트(UAE) 해외 순방에 나서기 때문에 그 전에 상황을 정리할 가능성이 높지요.

가야=민주당의 의석 수로는 국회 통과가 사실상 불가능한데, 문 대통령은 왜 무리수를 두는 걸까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당나귀)=정치적 득실을 계산했다면 개헌안을 발의할 이유가 없을 겁니다. 지지율 고공행진에 북미 정상회담까지 이끌어 내며 한반도 문제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위험이 크다고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뜻이죠.

달빛=4월 남북, 5월 북미 정상회담 등 대형 외교안보 이벤트가 예고된 상황에서 개헌 이슈를 빨리 털고 한반도 평화구상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도 담긴 것 같아요.

낮술=국회를 압박해 ‘합의 가능한 절충안’이라도 찾자는 의도로 보입니다. 사실 개헌 논의는 과거 정부에서도 계속됐고 전문가들의 합의안도 나와 있기 때문에 여야가 조율하면 해결되는 문제입니다.

가야=청와대가 계속 밀어붙이면 야당은 어떻게 맞설까요.

여의도 구공탄(구공탄)=자유한국당은 장외투쟁에 나설 수도 있습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방남 했을 때처럼요. 다른 야당들도 청와대가 개헌을 주도하는 데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여론전이 성공하면 개헌이 6월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호밀밭의 세탁기(세탁기)=한국당이 강경대응으로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미 국민들의 개헌 요구가 높아 ‘개헌 대 반개헌’의 구도가 잡혔기 때문에 반대 목소리를 높일수록 점수를 까먹는 것이니까요. 그럴 바에야 차라리 다른 야당들을 끌어들여 공동전선을 구성하는 편이 나을 겁니다. 야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어차피 개헌은 불가능한데, 괜히 반대를 위한 반대로 비칠 필요는 없지요.

가야=민주당도 청와대 지시와 야당의 반발 사이에서 편치는 않을 텐데.

당나귀=민주당은 사실 ‘무대책’에 가깝습니다. 뭘 제안해도 야당은 거들떠보지 않고 있죠. 그렇다고 마냥 기다리거나 합의를 구걸하겠다는 생각은 아닌 것 같습니다. 6월 개헌이 물리적으로 힘들어지는 시점이 되면 야당과 정면승부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과연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국민 심판을 받아 보겠다는 것이죠.

여당 탐구생활(탐구생활)=다만 개헌이 모든 현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돼선 안 된다는 기류가 강해요. 약속을 지키려고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추진할 생각은 없다는 겁니다. 청와대 개헌안은 그래서 여권이 기댈 수 있는 마지막 카드입니다. 야당들이 일제히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를 반대하고 있지만, 일단 안이 나오면 개헌 논의의 기준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입니다.

티 없이 맑은 아이(맑은 아이)=한국GM 국정조사 등 다른 현안과의 ‘패키지 딜’을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워낙 이견이 커서 난항이 예상됩니다. 결국엔 6월 개헌을 좌절시킨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식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대안도 없이 발목만 잡는다”는 비판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가야=여야가 극적으로 타협할 수 있을까요.

당나귀=결국 대통령의 인사권을 국회가 얼마나 가져오느냐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일 공산이 큽니다. 하지만 정치권에 대한 국민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상황에서 국회가 더 많은 권한을 갖겠다고 했다간 역풍을 맞게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겁니다.

탐구생활=내각제를 선호하는 야당들의 경우 총리를 국회 표결로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여당이 받을 수 없는 방안입니다. 반면 여당 내부에서 국회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식의 ‘총리 추천제’라면 협의할 수 있다는 기류가 읽힙니다. 총리에게 어느 정도의 권한을 부여할지에 대해 야당들도 나름의 안을 만들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광화문 찍고 여의도=야당은 차기 대선에서 정권을 되찾아오지 못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개헌에 접근하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대통령 권한 축소가 개헌 논의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며 여기에 사활을 거는 거죠. 특위가 제시한 자문안 외에 예산편성권, 조약체결권, 긴급 재정·명령권 등 대통령의 권한을 얼마나 더 국회에 줄 수 있느냐가 협상의 성패를 좌우할 것 같네요.

가야=6ㆍ13 지방선거와 동시 처리가 물 건너가면 개헌안은 어떻게 되나요.

당나귀=문 대통령이 입게 될 정치적 타격은 상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야당은 물론 여당도 정치적 후폭풍에 휩싸이겠죠. 개헌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라면 개헌 불발은 모든 것을 날려버리는 ‘화이트홀’일 수 있습니다.

구공탄=지방선거와 동시 투표에 반대하는 한국당도 10월이라는 처리 시점을 언급했습니다. 한국당이 6월 선거에서 참패하면 오히려 개헌을 정국 반전의 카드로 이용할 가능성도 있지요.

가야=개헌 정국의 최종 승자는 누구일까요.

달빛=개헌이 성사되면 문 대통령의 원칙과 약속의 승리이고, 개헌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대통령은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가 나올 테니 대통령 입장에선 정치적으로도 남는 장사이긴 하죠. 개헌이 불발되면 가장 큰 피해자는 개헌 혜택을 받지 못하는 국민입니다.

구공탄=개헌을 하려는 진심을 담은 쪽이 승자가 될 겁니다. 정략적으로 자신들의 유불리만 따지는 쪽이 말 한마디 실수라도 한다면 그걸로 상황은 정리된다고 봅니다.

비 오는 날에는 파전에 막걸리=국회에서 극적인 타결을 만들어 내는 주역도 상당한 이익을 얻을 겁니다. 반면 대안 제시 없이 계속 배째라는 식으로 나오는 쪽이 쓰라린 맛을 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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