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특활비 10만불 수수 시인
사실관계 확인 위해 조사 불가피
과도한 망신주기 비판 우려에
검찰, 방문조사 등 형식 취할 듯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팔짱을 낀 채 밖을 바라보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등 혐의로 전날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가운데 김 여사도 국정원 특수활동비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국민일보 제공

검찰이 이명박(MB)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를 검찰청사로 불러내 조사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다만, 김 여사가 받고 있는 의혹과 관련해 조사 필요성이 커진 만큼 방문 조사 등의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관련 의혹 등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은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김 여사에 대해 소환 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14일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2011년 10월 방미에 앞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10만달러(약 1억원)를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을 통해 건네 받았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받은 돈은 김 전 실장과 청와대 가사 업무 직원을 거쳐 청와대 내실 책상 위에 올려진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인 진술과 정황이 제시되자 이 전 대통령은 “대북공작금 용도로 받았다. 자세한 용처는 밝힐 수 없다”는 취지로 수수 자체는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전 부속실장은 김 여사에게 전달했다고 진술,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김 여사 조사가 불가피해 보이는 대목이다.

여기에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성동조선해양 측으로부터 건네 받아 이 전 대통령 측에 전달한 22억5,000만원 중 수억원이 김 여사에게 전달된 정황도 포착됐다. 검찰은 또, 김 여사가 1990년대 중반부터 10여년간 해외에서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DAS) 법인카드를 사용해 4억원어치를 결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여러 면에서 김 여사 조사 필요성은 있으나 검찰이 김 여사를 피의자로 입건해 검찰 청사로 공개 소환하는 방안은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검찰은 부부가 함께 범죄 혐의를 받고 있을 때, 필수적인 역할을 한 경우가 아니라면 두 사람 모두 사법처리 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에서도 국정원이나 이 전 회장 등이 김 여사에게 돈을 건넨 정황은 있지만, 이 전 대통령을 목적으로 한 뒷돈으로 보이는 만큼 굳이 소환 방식을 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해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연루된 정황이 드러났지만, 검찰은 수사팀을 부산으로 보내 비공개로 권 여사를 조사한 전례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 혐의가 뚜렷해진 만큼 김 여사까지 소환 조사해 ‘과도한 망신주기’ 비판을 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굳이 이명박 정권 때보다 더하다는 소리가 나올 일을 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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